17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담했다. 그는 회담 후 백악관은 "관세 적용을 받지 않고 미국에 수입될 할당량을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관세가 없는 쿼터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영국은 지난 5월 미국과 무역 합의를 통해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연간 10만대에 한정해 10%로 낮추기로 한 바 있다. 이때 철강은 관세를 전면 철폐하기로 했지만, 쿼터제로 선회한 것이다.
멕시코도 미국과 철강 쿼터제 도입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쿼터제 상한선이 높을 것이라고 전한다. 2018년 1기 행정부 때는 멕시코산 철강 수입량 평균(2015~2017년)인 300만톤이 기준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고, 여기서 관세 문제가 주요 주제가 될 수 있다.
단,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이스라일 교전으로 인한 중동 갈등으로 조기 귀국을 택하면서, 정상 간 관세 협의는 어렵다는 관측도 들린다.
이에 업계는 오는 7월 양국의 무역 합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이 50% 고율 관세를 도입하면서 한국 철강은 가격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은 고급 철강재 중심으로 다른 국가 대비 철강 가격이 20~30% 가량 높은 편이다.
멕시코,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대미 수출국 국가들 대비 좋은 성과를 얻어야 하는 것도 과제다. 1기 때 쿼터보다 상한선이 높아져도 한국 철강사가 기회를 잡을 여력은 있다는 평가다. 폐지 전 한국의 무관세 쿼터는 263만톤이었다.
철강사 외에 철강을 사용하는 가전 기업도 관세 인상 영향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생산하는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 가전제품에도 철강 함량 부분 50%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자국 철강 보호 의지가 강한 만큼 한국의 협상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한국이 미국의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임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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