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 반대 속 인수 14년…SK하이닉스, '그룹 핵심' 됐다

기사등록 2025/06/17 10:40:00 최종수정 2025/06/17 11:33:49

SK 경영진 "하이닉스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최태원 "도전과 혁신의 새로운 정신·역사 쓰자"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가 2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개최된 'TSMC 2025 테크놀로지 심포지엄'에 참가해 6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HBM4' 등 핵심 메모리 제품군을 공개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2012년 SK그룹에 인수돼 14년차를 맞은 SK하이닉스가 그룹의 핵심 기업으로 우뚝 섰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SK 경영진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방안을 중점 논의했다.

단순 기술 혁신을 넘어 AI를 그룹 미래 성장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고 사업 포트폴리오와 경영 방식을 변화시키자는 취지다.

특히 SK그룹은 "AI·첨단 반도체 등 국가 핵심산업 육성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라며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밸류체인,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에너지 설루션 등 성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122조원을 들여 세계 최대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반도체 팹(공장) 4기를 짓는다. 지난 2월 1기 착공에 돌입했고, 2027년 5월 준공 목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총 415만㎡(약 126만평) 부지에 SK하이닉스 팹 60만평, 소부장 업체 협력화단지 14만평, 인프라 부지 12만평으로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되는 반도체 산업단지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총 4기의 팹을 순차적으로 조성한다.

최태원 SK 회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 "SK하이닉스 역사상 가장 계획적이고도 전략적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며 "도전과 혁신의 새로운 정신과 역사를 써나가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연구·개발(R&D) 및 시설 등에 투자하는 비용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올 1분기 SK하이닉스가 R&D에 집행한 비용은 1조5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분기 시설 투자에만 무려 5조8840억원을 쏟아 부었다. 이는 전년 동기(2조9430억원)보다 3조원 이상 큰 폭 증가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04. kmn@newsis.com
재계에서는 그동안 그룹의 핵심 축으로 통신 부문 SK텔레콤(SKT)과 에너지 부문 SK이노베이션을 꼽았다. 하지만 최근 양사 모두 대내외적인 악재에 시달리며 SK하이닉스의 존재감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SKT는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가입자 이탈을 비롯한 역대급 위기에 처해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업황 부진과 자회사 SK온 적자가 장기화하며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은 그룹 전반적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연결기준)을 올리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첫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전자업계 비수기로 불리는 올 1분기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호조로 역대급 실적을 이어갔다. 올 1분기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 순이익 8조108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42%, 순이익률은 46%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격렬한 주변 반대에도 강력한 의지로 하이닉스를 인수했는데 지금은 그룹 내 가장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며 "반도체가 새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최 회장의 선구안이 요즘 딱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