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김정은, 진수식서 韓 '군사적 긴장' 언급 안해…새정부 고려 가능성"

기사등록 2025/06/13 11:44:20 최종수정 2025/06/13 14:28:23

김정은, 신형 구축함 '강건호' 진수식 연설

4월 '최현호' 진수식 때와 달리 韓 미언급

"변화된 남북관계 고려, 메시지 신중 관리"

[라진=AP/뉴시스]미국 인공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Maxar Technologies)가 제공한 위성사진. 지난 5월 청진항에서 진수에 실패했던 북한의 신형 구축함이 나진항으로 옮겨져 12일 다시 진수식 중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25.06.13.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통일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진수 중 쓰러졌던 '강건호' 복구 완료를 선언하면서 한국을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4월 25일 최현호 진수식 때와는 달리 김 위원장의 군사적 긴장 관련 발언 과정에서 한국 관련 언급이 없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현호 진수식 연설에서 한미가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한국, 한국군, 미한' 등의 표현으로 9차례에 걸쳐 직접적으로 남한을 언급했다.

이번 강건호 진수식 연설에서는 이 같은 표현이 등장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별도 배포한 참고자료를 통해 김 위원장이 한국 관련 언급을 하지 않은 데 대해 "최근 새 정부 출범 이후 변화된 한반도·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한 신중한 메시지 관리 가능성일 차원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1일 진수식 도중 넘어진 5000t급 신형 구축함 강건호 진수식을 김 위원장 참관 하에 12일 나진조선소에서 열었다고 보도했다. 사고 22일 만에 복구 완료를 대대적으로 선언함으로써 구겨진 체면을 회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미국을 비롯한 적들이 유발한 정세 악화에 대응해 자위권 차원에서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추종국가 군대의 도발적 흉심은 더욱 노골화되고 있으며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수는 분명히 위험 한계를 훨씬 넘어섰다"고 말했다. 미국이 최근 조성하고 있는 대화 분위기에 표면상으로는 호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4월 서해안 남포항에서 5000t급 구축함 '최현호'를 진수한 데 이어 같은 함급의 강건호를 선보이려 했지만 좌초했다. 김 위원장은 6월 당 전원회의 전 복구 완료를 지시했으며, 강건호는 '건도크(Dry dock)' 시설이 있는 나진항으로 이동해 수리 작업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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