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현백화점, 대고객 서비스부터 내부 업무효율화에 AI 적용
롯데마트, TPO 맞는 와인 추천…아모레, 뷰티 고민 상담 후 제품 추천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유통업계 화두로 인공지능(AI)이 떠오른 가운데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지난 12일 열린 글로벌 백화점 미래 전략 포럼 'WDSS 2025'에서 AI 도입에 대해 강조했다.
롯데백화점의 성장 전략을 언급하면서 정준호 대표는 "전통적인 리테일을 발전시키고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며 "고객과 깊고, 의미 있으며 개인화된 관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고 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대고객 서비스에서부터 내부 업무효율화, 디자인까지 AI의 활용 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4월 잠실점에 AI 통역 서비스를 유통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문의가 많은 잠실 에비뉴엘 1층과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안내데스크에 설치해, 총 13개 언어(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독일어, 태국어 등)에 대해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 고객이 안내데스크에 설치된 LED 투명 디스플레이 앞에서 본인의 언어로 질문하면, 한국어로 안네데스크 스크린에 표시가 되고 안내데스크 직원이 이를 확인하고 한국어로 답변하면, 고객이 질문한 언어로 실시간으로 변환돼 모니터에 송출되는 방식이다.
서비스 도입 후 지난 1년간 누적 외국인 이용객수는 수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롯데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이어 7월부터는 생성성 AI를 활용해 전방위 업무 혁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6개월간 사내 업무를 다각도로 분석해 업무 매뉴얼에 대화형 AI 챗봇을 도입했다.
100개가 넘는 방대한 사내 업무 매뉴얼을 5개로 유형화해 챗봇을 통해 질문하면 AI가 스스로 답을 찾아 정보를 제공해준다.
실제로 원하는 정보를 찾는데 걸린 시간은 한건당 수분에서 수초대로 90%이상 단축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올초 AI작가와 협업해 봄 테마 비주얼 '베러 비기닝스(BETTER Beginnings)'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고객에게 맞춤형 오프라인 쇼핑을 제안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쇼핑 어시스턴트(도우미) '헤이디'(HEYDI)를 개발했다.
생성형 AI가 점포 내 브랜드 매장과 레스토랑, 이벤트 등 각종 정보를 종합해 개별 고객 취향에 맞춰 제공한다.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고객이 오프라인 쇼핑 공간에서 경험하고 싶은 것을 파악하고 방문 시점의 점포 운영 정보를 분석해 알맞은 콘텐츠를 제안한다.
다음달부터 전국 모든 현대백화점·아웃렛 점포와 현대백화점 홈페이지에 정식 적용될 예정이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말레이시아어, 베트남어, 아랍어 등 7개 언어를 지원하는 외국인 전용 '헤이디 글로벌'을 먼저 선보이고 이르면 연내 내국인 고객을 위한 한국어 버전을 추가할 예정이다.
더불어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신입사원이나 저연차, 직무변경자의 업무 숙달 및 전문 지식 함양을 돕는 대화형 AI 멘토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사내에 정식 도입했다.
MD, 공간, 트렌드, 글로벌, 회계, ESG 등 13개 주요 직무 분야에서 우수 성과자·공인 자격증 소지자·경력 입사자 139명을 사내 전문가로 선발하고 올해 초부터 3개월여간 이들과 ‘인사이트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약 3300시간 분량에 달하는 인터뷰의 핵심을 학습시켜 현대백화점만의 직무 인사이트가 반영된 고유의 AI 시스템이 완성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마트는 와인숍 '보틀벙커' 앱을 AI 기반의 개인화 기능 중심으로 리뉴얼했다.
우선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적합한 와인을 추천해주는 'AI 소믈리에'를 추가했다. 대화형 AI로 소비자들이 문의한 TPO(시간·장소·상황)를 고려하면서 실시간으로 적합한 와인을 추천해주는 와인 큐레이션 서비스다.
이번 리뉴얼은 롯데마트 보틀벙커팀과 롯데마트 AI 태스크포스(TF), 롯데 라일락(LaiLAC)센터가 6개월간 협업해 내놓은 결실로, 지난 4일부터 일주일간 시범 서비스 후 이날 공식 론칭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보틀벙커와 라일락센터는 해당 앱에 대규모언어모델(LLM) 중 하나인 구글의 ‘제미나이’를 활용해 AI 기반 서비스를 구축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아모레몰에 고객 상담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아모레챗(Amore Chat)'을 오픈해 더 쉽고 빠르게, 개인화된 뷰티 경험을 제공한다.
생성형 AI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뷰티 고민을 상담해 주고, 필요한 제품을 비교 및 추천해 준다.
아모레몰에서 판매 중인 제품 후기도 요약할 수 있고, 주문한 제품의 배송 상황도 확인할 수 있다.
아모레챗은 화장품 및 고객 데이터에 최신 AI 모델을 적용해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답변을 제공한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더욱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자신의 취향과 상황에 적합한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또한 촬영 기반 검색 기능을 적용해,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간편하게 제품 정보를 확인 및 비교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리테일은 단순한 구매 공간에서 체류형 몰링을 넘어 이제는 AI가 큐레이션하는 개인화 쇼핑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온·오프라인 요소의 융합을 통해 고객 경험 중심의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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