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준 "녹색 전환, 만성적 인플레이션 유발할 수도"

기사등록 2025/06/03 09:00:00 최종수정 2025/06/03 09:08:33

2025 BOK 국제컨퍼런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미국 경제 전망과 다양한 통화정책 이슈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2025.06.02.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녹색 전환이 만성적인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탄소세 등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정책이 인플레이션 억제와 잠재성장률 달성 사이에서 상충 관계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경기 하락을 감내해야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마르코 델 네그로 뉴욕 연방준비제도(Marco Del Negro) 경제분석 연구자문위원(Economic Research Advisor)은 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밝혔다.

네그로 연구자문위원은 이날 '녹색 전환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가?(Is the Green Transition Inflationary?)' 주제로 세션 발표에 나섰다. 그는 기후 변화의 물리적 영향과 녹색 전환으로 만성적인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발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과거 연구는 대부분 녹색 전환이 인플레이션에 제한적인 영향만을 끼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하지만 네그로 위원은 탄소집약적 산업과 그 외 산업 간의 가격 경직성 차이와 투입산출표에서 나타나는 산업 간 상호의존 관계를 고려해 해당 결론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네그로 위원은  "뉴케인지안 모형을 통한 분석 결과 탄소집약적 산업의 가격 경직성이 낮은 경우, 탄소세 부과 시 중앙은행이 잠재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려면 인플레이션을 용인해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앙은행은 가격경직성이 높은 산업의 가격 상승을 낮추기 위해 경기 둔화를 감수해야 한다"며 "탄소집약적 산업의 생산물이 중간재로 사용되면 탄소세 부과로 인한 중간재 가격 상승은 최종 소비재의 가격 변동을 초래해 경제 전반의 물가 흐름을 더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에 100개월 간 점진적으로 탄소세를 0달러에서 100달러까지 상향한 상황을 가정해 코어 인플레이션율은 약 10년 간 목표 인플레이션율보다 50bp~100bp 가량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네그로 위원은 "중앙은행 정책결정자는 녹색 전환이 유발하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잠재성장률 달성 사이의 상충 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녹색 전환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경기 하락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다음 세션에서는 '인공지능이 산출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레오나르도 감바코타 (Leonardo Gambacorta)국제결제은행(BIS) 신흥시장 부서 최고 책임자(Head)가 발표에 나섰다.

감바코타 책임자는  산업별 인공지능 노출지수를 산출해  AI의 확산은 장기적으로 GDP, 소비, 투자를 증가시키지만, 인플레이션 경로는 AI의 미래 생산성 향상에 대한 경제주체의 예측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결과를 내놨다.

그는 "가계와 기업이 AI로 인한 미래의 생산성 향상을 예상하지 못한 경우 단기적으로는 디스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이후 총수요가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전환되지만, 미래의 생산성 향상을 예상한 경우에는 초기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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