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만성동 근린공원 나무, 예초기로 상처난 듯
덕진구, 예초 시 나무 보호 관한 별도 지침 없어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전북 전주시의 한 근린공원 나무들이 예초기 상처로 시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관리 주체인 구청은 나무 보호를 위한 지침 없이 예초 작업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명확한 지침 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30일 확인한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의 근린공원인 '문화공원'에 심은 나무들은 밑둥의 날카로운 상처로 인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었다.
이 나무들은 일부 잎이 축 늘어져 있거나 일부 잎사귀들은 갈색으로 말라 죽어있었다. 가지의 껍질도 바짝 마른 채 상당수가 떨어져 나가 내부 몸통이 훤히 보이는 상태다.
약 2㎝ 정도의 가로로 새겨진 상처는 작은 관목들에서 여러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무가 심어진 잔디밭이 최근 예초를 진행한 듯 짧게 깎여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이 상처들은 예초기 날로 인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예초기 등으로 인해 발생한 상처는 분명히 나무의 생장을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말한다.
나무가 땅과 맞닿은 지제부에 상처가 발생한다면 뿌리로부터 올라오는 물과 영양분의 통로가 끊기거나 상처에 세균 등이 침입해 이 상처가 더욱 커지고 나무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화식 한국나무의사협회 호남지회장은 "나무 종에 따라 다르지만 지제부에 상처가 발생한다면 나무에 피해가 간다"며 "수세(나무가 자라는 힘)가 좋은 나무라면 그런 상처는 쉽게 치유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작은 상처도 피해가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원을 관리하는 주체인 덕진구청은 이 같은 예초기에 의한 나무의 피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또 예초 시 나무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하지 않았다.
덕진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해당 공원을 직접 봐야 확인이 가능할 것 같다. 나무가 죽었다는 민원이 오면 새로 나무를 심으면서 확인을 한다"며 "예·제초가 단순한 공정이기도 해서 예초시 나무 보호에 대한 세부적 지침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관목이 가끔 예초기로 인해 상처를 입긴 하지만 나무는 상처를 입어도 치유 능력이 있다"며 "해당 공원의 나무 문제는 일대 토양이 논이었던 곳이라 물이 많아서 생육에 문제가 되는 부분이 더 크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공원의 철저한 관리를 위해서는 관리당국의 명확한 예초 관련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지회장은 "공원은 일반 산보다 생태환경이 달라 조그마한 상처에도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며 "공원은 시민들이 쉽게 방문하는 장소인 만큼 나무 주변부 일부 구간의 예초를 하지 않게 하는 등의 지침 마련을 통한 나무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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