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새 외인 감보아, 삼성 뛰는 야구에 '흔들'…KBO리그 데뷔전서 4⅔이닝 4실점

기사등록 2025/05/27 20:24:15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알렉 감보아.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김희준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뛰는 야구'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감보아는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5피안타 4실점을 기록했다.

89개의 공을 던진 감보아는 삼진 9개를 잡았으나 볼넷 1개와 몸에 맞는 공 2개도 내줬다.

감보아는 2회 삼성의 주루 플레이에 허를 찔리며 대거 4점을 내줘 아쉬움을 삼켰다.

찰리 반즈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감보아는 이날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롯데는 에이스로 활약하던 반즈가 올 시즌 8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5.32로 부진을 거듭하다 어깨 부상을 당하자 외국인 선수 교체를 택했다. 대체 선수로 감보아를 낙점하고, 이달 중순 총액 33만 달러(약 4억6600만원)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뛴 경험이 없는 감보아는 마이너리그 통산 131경기(41선발)에 등판해 28승 22패 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롯데에 오기 전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팀에서 뛴 감보아는 8경기(선발 2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점 4.19를 작성했다.

지난 17일 입국해 행정 절차를 마친 감보아는 21일 삼성과의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롯데 감독은 "감보아는 1선발로 뛰던 반즈 대신 영입한 선수다. 반즈가 하던 1선발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감보아는 최고 시속 155㎞에 이르는 직구를 뿌리며 구위를 자랑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주무기로 삼았다.

그러나 삼성의 '뛰는 야구'에 혼쭐이 났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내부적으로 파악한 감보아의 약점이 있다. 뛰는 야구를 하며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선발 라인업을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했다"고 밝혔는데, 2회 삼중도루(트리플스틸)를 성공하는 등 기민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여 감보아를 흔들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감보아는 1회말 1사 후 이재현에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성윤을 삼진으로 처리한 후 르윈 디아즈에 2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삼성의 '뛰는 야구'에 당한 것은 2회였다.

2회말 선두타자 김영웅을 삼진으로 처리한 감보아는 강민호에 우전 안타를 맞았다.

류지혁에 투수 땅볼을 유도해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으나 박승규에 우전 안타를 허용한 후 이성규에 몸에 맞는 공을 던져 2사 만루에 몰렸다.

후속타자 김지찬에 내야 땅볼을 유도한 감보아는 자신의 오른쪽으로 향한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했다.

내야안타로 기록됐으나 송구가 정확하지 않았다. 롯데 1루수 나승엽이 공을 뒤로 흘렸고, 그 사이 3루 주자 류지혁이 득점했다.

외야로 흐르던 공을 잡은 롯데 2루수 고승민은 2루와 3루 사이에 멈춰섰던 이성규를 잡고자 공을 2루로 던졌다. 3루로 가려던 이성규는 급히 2루로 귀루했고, 고승민의 송구에도 살아남았다.

공이 2루로 향하자 2루에서 3루로 나아갔던 박승규가 재빠르게 홈으로 파고들었다. 이성규가 세이프된 후 2루 커버를 들어간 롯데 유격수 전민재가 급히 홈으로 송구했지만, 이성규의 발이 더 빨랐다.

삼성의 기민한 주루에 2점을 내준 감보아는 이재현에 볼넷을 내주며 또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감보아는 김성윤을 상대하다 삼중도루를 내주고 말았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포수로부터 사인을 건네들은 감보아는 5구째를 던지기 전 허리를 숙이며 투구 준비를 했다.

3루에 있던 이성규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홈으로 뛰어들었다. 곧장 1, 2루에 있던 이재현과 김지찬도 각각 2, 3루를 훔치는데 성공했다.

뒤늦게 이를 알아챈 포수 유강남이 벌떡 일어나 3루로 송구하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2루 주자 김지찬이 3루에 더 빨리 들어갔다.

삼성은 역대 9번째로 삼중도루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해 9월8일 LG 트윈스가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3회 달성한 것이다.

진기록의 희생양이 된 감보아는 6구째 커브를 던지다 폭투를 범했다. 3루 주자 김지찬이 득점하면서 감보아의 실점은 '4'로 늘었다.

이후 감보아는 실점하지 않았다.

3회말 2사 후 강민호에 내야안타를 맞았으나 류지혁을 투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4회말에는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감보아는 선두타자 이재현을 삼진으로 물리쳤지만, 김성윤의 내야 땅볼 때 유격수 전민재의 송구 실책이 나와 김성윤을 2루까지 보냈다.

후속타자 디아즈에 몸에 맞는 공을 던져 1사 1, 2루에 몰린 감보아는 김영웅을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다.

이날 경기 전 감보아의 투구수를 90개 내외로 정했던 김태형 롯데 감독은 투구수가 89개가 되자 교체를 택했다. 김강현이 대신 마운드에 올랐다.

김강현이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감보아의 실점이 더 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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