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수매가 4300원 '역대 두 번째'…웃지 못하는 농민들

기사등록 2025/05/26 14:15:53 최종수정 2025/05/26 15:52:23

서귀포시 대정농협, 26일 전국 첫 마늘 수매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26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서 농민들이 수확한 마늘을 자루에 옮겨담고 있다.서귀포시 대정읍은 제주 도내 계약재배 물량의 67.7%를 생산하는 마늘 최대 주산지다. 올해 수매가는 ㎏당 4300원으로 결정됐다. 2025.05.26.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4월 초 야간 기온 저하로 구(크기)가 작아져 상품성이 떨어졌어요. 수매가가 4300원이지만, 농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수매가는 4000원 정도 밖에 안 된다고 보시면 돼요"

26일 제주 도내 최대 마늘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온 박태환 상모2리 이장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매가에도 웃지 않았다.

수매가는 올랐지만, 이상기후 여파로 마늘 상품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해 상·중·하품으로 나눠 가격을 책정하는 수매 정책상 총 수매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수매가가 오르면 원가상승으로 인해 깐마늘 판매도 어렵게 되는 사정도 있다. 산지 가격은 변동없지만 소비지 깐마늘 가격만 올라 농민들의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탓이다.

박 이장은 "지난해 대비 인건비도 1만원 정도는 더 오른 것 같다"면서 "농약값이나 비닐, 비료 등 자재가격이 상승했지만 올해부터는 지원이 거의 없다보니 농가들이 더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대정농협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올해 마늘 수매가를 430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지난해보다 500원 오른 가격이며, 이는 역대 최고가였던 2022년 4400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매가이다.

[서귀포=뉴시스] 우장호 기자 = 26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농협유통센터에서 전국 첫 마늘 수매가 이뤄지고 있다. 2025.05.26. woo1223@newsis.com
도내 최대 마늘 주산지인 대정읍의 수매가가 결정되면서 안덕 농협을 비롯한 나머지 8개 농협의 수매가도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농협은 농민들의 걱정에도 높은 수매가 결정으로 농가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마늘 작황이 좋아 상품과 중품, 하품 비율이 7:2:1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5년 전(1879㏊) 대비 마늘 생산 면적이 반토막 난 현 상황(909㏊)과 관련해선 고령화와 농촌인력 감소, 낮은 기계화율 영향으로 보고 영농기계화에 적극 나설 계획을 밝혔다.

대정농협 관계자는 "재배면적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마늘농사는)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기 때문에 기계화하는 방향으로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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