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중국과 친교 위해 기도”…프란치스코 ‘친중국’ 이어가나

기사등록 2025/05/26 09:55:30 최종수정 2025/05/26 10:20:23

24일 ‘중국 기도의 날’ 축일 기념 "중국 신자와 교황청 친교" 강조

2018년 프란치스코 교황과 중국 ‘주교 임명’ 합의 이어갈지 관심

일부 가톨릭 “중국에 굴복” 반발

[로마=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레오 14세 교황은 이탈리아 로마의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로마 주교좌 착좌식을 가지고 있다. 2025.05.26.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교황 레오 14세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중국 접근 정책’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25일 중국의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청과 친교를 이루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정오 축복 미사에서 자신의 집무실 창문에서 연설하면서 하루 전인 24일 교황청이 중국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특별한 축일을 기념했다고 소개했다. 

축일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07년 5월 24일 지정한 것으로 ‘중국 교회를 위한 세계 기도의 날’이다.

레오 14세는 “축일에 중국과 전 세계의 교회에서 중국 가톨릭 신자들과 사회가 교회와 소통하고 교감하기를 바라는 염려와 애정의 표시로 기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교황은 연설에서 “중국과 다른 지역 가톨릭 신자들이 시련 속에서도 복음의 강인하고 기쁜 증인이 될 수 있는 은총을 얻고, 항상 평화와 조화를 증진하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레오 14세 교황이 취임 후 가장 첨예한 쟁점이 되는 외교정책 문제 중 하나에 처음으로 공식 발언을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주교 임명에 대해 교황청과 합의를 이뤄 양측간 수교를 위한 노력을 하며 베네딕토 16세의 중국 통합 노력을 더욱 확대했다.

이 합의의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이 주교 임명권을 갖되 교황은 최종 선택에 대한 거부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국가가 인정하는 공식 교회와 수십 년간의 박해 속에서도 로마에 충성을 다한 지하 교회로 나뉘어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합의는 일부 가톨릭 우파로부터 중국의 요구에 굴복해 중국 내 지하 교인들을 배신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바티칸은 이것이 최선의 합의였으며 주기적으로 합의 내용을 갱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레오 14세 교황은 협정 갱신 등 프란치스코의 중국 끌어안기를 계속할지 관심이다.

중국측은 레오 14세 교황 선출 콘클라베 직전 두 명의 주교를 예비 선거로 선출했다.

바티칸 통신 피데스는 레오 14세 교황이 홍콩 대주교인 스티븐 추 추기경에게 “중국을 여러 번 방문해 중국의 문화와 현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하며 추 추기경이 콘클라베 이후 교구 주간 뉴스레터에 발표한 발언을 인용했다.

추 주교는 레오 14세 교황이 중국 교회를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레오 교황에게 중국 축일에 신자들이 특별히 공경하는 성모상인 ‘사산성모(佘山聖母)’상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추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에게 “중국 교회와 중국 인민을 잊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고 피데스 통신은 전했다.

바티칸은 신중국 성립 이후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선 뒤 공식적으로 단절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8년 합의는 로마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중국 당국이 임명한 7명 주교의 지위를 공식화하며 중국과 바티칸간의 불화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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