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텍 에너지 클러스터' 에너지 미래를 설계하다[에너지패권①]

기사등록 2025/05/26 08:00:00 최종수정 2025/05/26 08:04:24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문을 연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 2022.03.02. hgryu77@newsis.com


2050 탄소중립과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대한민국이 이 같은 새로운 에너지 패권의 물결에서 앞서가기 위해선 에너지 기술 자립과 수출 전략 역시 새롭게 설계돼야 할 시점이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에너지정책대학원 설립에 앞서 그 토대를 다질 정책연구소를 최근 선제적으로 출범시켰다. 이는 단순한 연구조직이 아닌 정책·산업·기술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할 전초기지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켄텍은 이를 기반으로 정량 분석과 인공지능(AI) 기반의 고도화된 정책 연구 수행자 역할을 위해 차세대 융합인재 양성과 대한민국의 에너지 미래 설계부터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주도할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는 총 5편의 '에너지 패권' 기획보도를 통해 켄텍이 추진하는 에너지 정책·산업 전략의 청사진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글로벌 에너지 클러스터 대학으로 도약하는 켄텍의 야심찬 도전

국내 유일의 에너지 특화 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가 나주혁신도시에 추진 중인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켄텍은 캠퍼스 인근 13만평(42만9000㎡) 규모의 부지에 에너지 신기술 개발부터 실증, 사업화, 글로벌 진출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개방형 다목적 에너지 실증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존의 산업단지나 명목상의 클러스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모델이다.

개교 4년 차에 접어든 켄텍은 '글로벌 에너지 클러스터 대학'이라는 비전 아래 기존의 교육과 연구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창업과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고급 에너지 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이 창업을 통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혁신을 주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클러스터, 에너지 스타트업을 위한 '전지 훈련장'

이세준 켄텍 에너지정책연구소 교수는 에너지 클러스터의 첫 번째 핵심 기능을 에너지 스타트업을 위한 '전지 훈련장'으로 꼽았다.

이 클러스터는 단순한 창업 보육 공간 제공을 넘어 에너지 분야 유망 스타트업들이 신기술 실증과 스케일업 훈련을 통해 기술적·사업적 역량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듯 에너지 스타트업은 켄텍의 연구진과 협력하며 첨단 연구·실증 시설을 활용하고 분야별 전문가의 밀착 멘토링과 컨설팅을 받게 된다.

또 글로벌 벤처캐피탈과 잠재 고객과의 네트워킹 기회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초기 아이디어 단계의 기업을 키우는 인큐베이팅을 넘어 이미 기술적 잠재력을 입증한 스타트업이 성장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에너지공대(KENTECH·켄텍) 연구 2동 조감도. (이미지=켄텍 제공) photo@newsis.com

'이노베이션 아레나'로 에너지 신기술 경쟁력 강화

두 번째 핵심 기능은 '이노베이션 아레나'(Innovation Arena)다. 켄텍이 구상하는 아레나는 단순한 기술 전시 공간이 아니다. 에너지 신기술과 혁신 아이디어가 실시간으로 경쟁하고 협력하며 검증받는 역동적인 '혁신경주장'이다.

이곳에선 기술 우위 확보를 위한 경쟁과 이종 기술 간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이끈다. 궁극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인재·자본이 켄텍 에너지 클러스터로 모여들고 검증된 기술과 기업이 다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실증클리닉' 죽음의 계곡 극복…사업화 장벽 해소

세 번째는 에너지 사업화를 지원하는 '실증 클리닉'이다. 혁신적인 에너지 기술이 실험실에서 실제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넘어야 할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실증클리닉은 '실증 단계에서의 기술적 문제 해결' '규제·인허가 문제 컨설팅' '투자 유치·시장 진출 전략 수립 지원' '양산·공급망 구축 자문' 등 다양한 '성장통'을 치유하는 병원과 같은 역할을 제공하게 된다.

켄텍 에너지 클러스터 안착은 에너지 기술 강국 도약

이세준 교수는 "에너지 클러스터는 '전지 훈련장' '혁신경주장' '실증 클리닉'이라는 차별화된 기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아이디어 발굴부터 기술 개발, 실증, 사업화, 글로벌 성장까지 이어지는 에너지 혁신의 선순환 고리 완성을 목표로 한다"며 "에너지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안착은 대한민국을 에너지 기술 강국으로 도약시킬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켄텍의 노력만으론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2050 탄소중립과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속에서 에너지 클러스터라는 혁신 플랫폼 중심의 에너지 기술 자립과 수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에너지 클러스터 지원은 단순한 지역 지원 사업이 아닌 국가의 미래 에너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 투자"라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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