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인성 갖추지 못하면 자식들에게 바르게 가르칠 수 있겠나"
"누구의 개헌 주장이 진실되고 아닌지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게이오대 방문 교수로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김 전 의장은 이날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나라가 오늘 이만큼 된 것은 교육 덕분이었고 그 교육의 밑바탕은 인성"이라며 "정치가 살벌해지면서 인성이 험악해지게 됐다"고 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상대를 증오하고 적대시하는 못된 버릇이 점점 도를 지나쳐 온 사회 곳곳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나라의 기강이 유지되는데 이젠 이것마저도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육, 특히 인성교육의 황폐화로는 나라의 미래가 없다. 지도자가 인성을 갖추지 못했는데 자식들에게 어떻게 바르게 가르칠 수 있겠느냐"며 "가족에게 욕설하고 폭력적 행동을 했던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 놓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인성교육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또 "한국처럼 무역으로 먹고살아야 하고 국가안보가 중대한 나라의 지도자는 사실 내치보다 외교가 더 중요하다 하겠다"며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외교무대에서 설자리가 없다"고 했다.
국회의장 시절이던 2009년 국회 헌법연구자문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개헌을 강조하고 있는 김 전 의장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 조정하는 것과 무책임한 국회와 국회의원에게 책임을 강조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얼마나 어떻게 구현하려는지 눈을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하는 것이 국민의 의무이자 주권행사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며 "말장난에, 개헌 시늉에 또 속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오랫동안 개헌을 주장해 왔던 저 같은 사람은 두 후보의 개헌 주장의 진실됨과 아님을 한눈에 알 수 있다"며 "히틀러는 총과 탱크로 집권하지 않았는데도 선거와 의회의 형식적 절차를 거쳐 종신 대통령, 즉 '총통'이 된다. 어느 당의 개헌안을 보면 불현듯 그런 공포를 느낀다"고 썼다.
그러면서 "1971년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 잘못되면 다시는 이런 선거(대통령 직선제) 없을 것이라 했는데 불행히도 그 말은 그대로 적중했다"며 "50년이 더 지난 지금 그때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절규가 새삼 떠오르는 건 무엇 때문일까. 4년 연임 대통령 개헌으로 한국에 종신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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