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제주 지하수 증산 또 신청…시민단체 "공수 체계 위협"

기사등록 2025/05/13 11:33:36

한진, 월 3000t→4500t 신청서 제출

시민단체 "지하수 사유화" 불허 촉구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13일 오전 제주시 연동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그룹이 신청한 제주 지하수 취수량 증산 요청 불허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5.13. 0jeoni@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한진그룹이 다시 제주 지하수 취수량 증산 신청을 하자 시민단체가 "지하수 사유화"라며 불허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진그룹 산하 한국공항㈜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늘어난 기내 추가 음용수 공급 필요성을 들며 여섯 번째 증산 신청서를 제주도에 제출했는데, 이는 제주 지하수 공수(公水) 관리 체계를 위협하는 지하수 사유화 확대 시도라는 지적이다.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주민자치연대 등 2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는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는 한진그룹의 지하수 증산 요구를 불허하라"고 요구했다.

연대회의는 "우리는 자신들의 사익만을 좇아 제주 지하수의 공수 관리 체계를 위협하는 한진그룹의 부도덕한 지하수 사유화 확대 시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는 제주특별법에 근거해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 원칙을 수립하고, 민간에 의한 지하수 상품화 및 사유화를 철저히 규제하고 있다"며 "이러한 도의 공수 관리 체계를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본인들의 먹는샘물용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의 기득권을 내세워 추가적인 지하수 증산을 요구하는 것은 기업윤리를 망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의 먹는샘물 시장 판매 제한 조건을 거부하고 법정 다툼을 통해 승소해 현재 인터넷을 통해 일반에 먹는샘물 판매를 이어오고 있다"며 "근래에는 도의 지하수 증산 신청 반려 조치에 불응해 법정 소송을 불사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연대회의는 또 "지하수 증산 신청을 검토하고 이를 심사해야 할 도와 도의회 등이 벌써 증산을 기정사실로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들린다"며 "도민 여론을 반영해 제주 지하수를 지켜야 할 도와 도의회가 증산을 타협과 협상의 대상으로 판단해 버린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도 했다.

한국공항은 기존 지하수 취수량 월 3000t에서 월 4500t으로 증산하는 내용의 먹는샘물용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 허가 신청서를 도에 제출했다. 이미 2011년부터 총 5차례에 걸쳐 증산 신청을 했으나 모두 무산됐고, 이번이 6번째 도전이다.

당초 1984년 하루 200t 취수로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를 받았는데, 1996년 도가 실제 사용량 등을 따져 100t으로 감축한 취수량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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