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탈출]이렇게 볼 것, 갈 곳이 많았나…양구의 반전

기사등록 2025/05/03 11:00:00 최종수정 2025/05/06 11:56:15

국토 정중앙 양구…한반도 본떠 만든 '한반도섬'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 예술혼 깃든 '박수근미술관'

고려부터 현대까지 도자역사 담은 '백자박물관'

군사 지역?…작년 2분기 생활인구 10만명 넘어

[양구=뉴시스] 한반도섬 전경. (사진=양구군) *재판매 및 DB 금지
[양구=뉴시스]성소의 기자 = 지난달 25일 찾은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고대리 파로호 상류. 입구에 들어서자 호수 위에 구불구불한 나무 데크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파로호 인공습지 위에 조성된 '한반도섬'과 육지를 잇는 산책로다.

한반도섬은 이름 그대로 한반도 형상을 한 인공섬이다. 국토 정중앙에 위치한 양구의 지리적 특성을 살려 27만㎡ 규모로, 2007년 조성됐다.

한반도의 축소판을 그대로 재현한 이곳에는 제주도와 독도는 물론, 백두산과 지리산 같은 주요 산들의 모형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7월에만 5만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한반도섬은 양구군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양구=뉴시스] 한반도섬 전경. (사진=양구군) *재판매 및 DB 금지

호수 반대편 동수리 방면에는 섬 전체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마련돼있다. 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파로호와 한반도섬을 내다볼 수 있고, 한반도 모양의 섬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달부터 10월까지 매주 금·토·일 오후 8시에는 호수 중앙에서 펼쳐지는 음악 분수쇼도 감상할 수 있다.

탁 트인 호수를 따라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지만, 한반도섬에서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65m 높이에서 파로호를 가로질러 한반도섬으로 들어가는 짚라인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10m 높이에서 섬과 호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도 생기고, 오리배, 수상스키 등을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조성됐다. 양구군은 2027년까지 한반도섬 일대에 야간 경관 조명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양구=뉴시스] 박수근미술관 전경. (사진=양구군) *재판매 및 DB 금지

한반도섬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는 양구의 또다른 자랑거리인 박수근미술관이 위치해있다.

양구에서 나고 자란 박수근(1914~1965)은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다. 그는 평범한 이웃과 농촌의 일상, 일하는 여성 등 서민 삶을 주로 화폭에 담아냈고, 대표작으로는 '빨래터', '나무와 두 여인', '아기 업은 소녀' 등이 있다.

박 화백은 생전 가난과 무명 속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지만, 사후에는 그의 예술성과 작품세계가 재평가되면서 '국민화가'로 평가 받고 있다.

그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곳이 박수근미술관이다. 미술관 내부에는 그의 대표작을 비롯해 현대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미술관과 거리 곳곳에는 박 화백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벽화와 조형물도 구경할 수 있다.
양구 박수근미술관_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술관은 박수근기념전시관, 현대미술관, 파빌리온, 어린이미술관, 라키비움 총 5개 전시관으로 구성돼있으며, 통합관람권 한 장으로 모든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다.

최근에는 박수근 작고 60주기 소장품 특별전 등 다양한 전시·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양구군에 따르면 매년 4만명 가량이 박수근미술관을 다녀간다.

양구의 또다른 관광지로는 방산면에 위치한 백자박물관과 백토마을이 있다.

양구는 고려시대부터 도자기 생산지로 이름을 알린 지역이다. 특히 조선후기에는 왕실 도자기를 제작하던 광주 분원에 백토를 공급하는 주요 도자 생산지이기도 했다. 실제로 양구 일대에 40기의 가마터가 확인될 정도로 도자 역사가 깊다.
[양구=뉴시스] 백자박물관 전경. (사진=양구군) *재판매 및 DB 금지

백자박물관은 600년에 이르는 양구 백자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고려·조선시대 백자부터 현대 도자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전시실을 둘러본 뒤 직접 백토를 만지고 물레를 돌려 백자를 만들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인근 방산면에 위치한 백토마을은 예술인들이 입주해있는 마을이다. 백토를 활용한 도예 등 예술 활동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양구군은 지난 2023년부터 27억원을 투입해 백토마을에 490㎡ 규모의 공예창작스튜디오를 짓고 있으며 장작가마, 도예 캠프장, 산책로 등을 갖춘 생태공원 조성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양구군은 군사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방문해보면 놀랄 정도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한반도섬부터 박수근미술관, 백자박물관 등 다양한 관광명소들이 있어 외지인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 기준 양구의 '생활인구'는 10만657명으로, 주민등록인구(2만890명)의 약 4.8배에 달한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앞으로 양구에 바람 쐬러 왔다가 하루 이틀 머물며 힐링하는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와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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