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차기 총리 메르츠, 첫 내각 인선 발표…보수·안보·경제 역점

기사등록 2025/04/29 16:03:39 최종수정 2025/04/29 17:56:25

외무에 바데풀-경제에 라이헤…디지털·현대화부 신설

총리실 장관에 측근 프라이…국내·안보 추진 중책

CSU 3개·SPD 6개 부처…국방장관은 유임 가능성

[베를린=AP/뉴시스] 내달 6일 독일의 차기 총리로 선출될 예정인 기독민주당(CDU)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내달 6일 독일의 차기 총리로 선출될 예정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28일(현지 시간) 첫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기민당 출신 인사와 기업인들에게 주요 부처를 맡기면서 보수적이고 안보에 중점을 둔 정부를 예고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인사는 경험과 당내 충성도, 비즈니스 마인드 리더십을 강조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메르츠 총리는 "우리는 독일이 다시 한번 정치의 중심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행동하며, 통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목표로 단결했다"며 "우리는 다음주 화요일(5월6일)부터 이 과업을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도이체벨레(DW) 등 외신들을 종합하면 먼저 메르츠 대표의 측근인 요한 바데풀이 아날레나 베어보크의 뒤를 이어 외무부 장관을 맡는다. 국방 및 외교 정책 분야의 노력한 전문가로,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독일의 외교 노력을 이끌 예정이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꾸준히 표명해 왔다.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가 담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협정안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독일의 산업 부흥을 이끌 경제에너지부 장관엔 에너지 기업 경영자이자 전직 의원인 카테리나 라이헤가 낙점됐다. 라이헤는 현재 유럽 에너지 대기업 E.ON 자회사인 베스테네르기의 최고경영자(CEO)이다. 자신감 넘치고 야심찬 사람으로 평가받으며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지지한 바 있다. '라이헤(Reiche)'는 독일어로 '부유한 사람들'을 뜻한다.

베테랑 교통 정책 입안자인 파트리크 슈니더는 교통부 장관,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에서 교육 정책을 담당했던 카린 프린은 교육부 장관, 분데스타크(하원) 법률 전문가인 니나 바르켄은 보건부 장관에 각각 임명됐다.

정부의 디지털 개혁을 위해 신설한 디지털화 및 현대화부 장관 자리엔 물리학자이자 기술 기업 임원인 카르슈텐 빌트베르거가 앉는다.

문화 및 미디어 업무는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출판인인 볼프람 바이머가 담당한다. 문화 정책 경험이 있는 연방 하원의원 크리스티아네 셴데를라인은 스포츠 및 자원봉사 참여 담당 장관으로 내정됐다.

유럽 문제와 관련해선 보수적인 기민당의 강력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사들이 기용됐다.

제라프 귈러는 외무부 국제협력 담당 국무장관, EU 정책 베테랑인 군터 크리히바움은 유럽 문제 담당 국무장관 역할을 한다. 베를린의 EU 특사인 미하엘 클라우스는 메르츠 총리의 EU 수석 자문위원으로 선임됐다.

메르츠의 핵심 동맹이자 기독민주연합(CDU/CSU) 원내부대표인 토르슈텐 프라이는 총리실 장관을 맡게 됐는데, 이것은 비서실장급의 강력한 직책이다. 프라이는 정부 운영을 조정하고 내각 규율을 확립하는 책임을 맡게 됐는데, 이것은 메르츠 총리가 국내 및 안보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직책이라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베를린=AP/뉴시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UD) 대표가 28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민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04.29.

기민당의 바이에른주 자매 정당인 기독사회당(CSU)는 3개 부처를 이끌 예정이다. 알렉산더 도브린트가 내무장관을 맡는다. 그는 연립정부(연정) 구성 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가장 저명한 보수 여성 의원 중 한 명인 도로테 베어는 연구·우주부 장관으로 낙점됐다.

농림부 장관에 기용된 알로이스 라이너는 오랜 시장 출신이자 재무 전문가다.

기민당과 연정을 구성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이 가져간 6개 장관 자리는 아직 미정이다. 이 중 사민당 소속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부 장관은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메르츠의 뒤를 이어 기민당 대표 자리엔 보건부 장관을 역임했던 옌스 슈판이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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