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낚아야 해방"…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10대 일당 검거

기사등록 2025/04/29 12:00:00 최종수정 2025/04/29 15:02:24

'당신의 딥페이크 영상이 유포되고 있다'…10대 유인

피해자가 피의자로…10대 성착취물 제작 가담자 검거

아동·청소년 사이버 성범죄 222명 검거…13명 구속

[서울=뉴시스] 경찰 로고. (사진=뉴시스DB) 2025.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텔레그램을 통해 아동·청소년을 협박하고 성착취물을 제작한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당은 피해자에게 '5명을 낚아오면 해방시켜주겠다'며 추가 범행을 강요했고, 일부 피해자는 이에 가담해 함께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텔레그램 '판도라' 계정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10대 초반 여성 19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소지한 혐의로 A(17·남)씨와 B(16·여)씨 등 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 일당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아동·청소년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디엠(DM)을 보내 접근했고, 신체 일부가 노출된 사진을 받은 뒤 "당신의 딥페이크 영상이 유포되고 있다"며 텔레그램으로 유인했다.

이후 일면식 없는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같은 수법을 사용해 나체 사진을 추가로 요구하고 협박하는 등 성착취 범행을 이어갔다.

특히 또 다른 텔레그램 계정을 만들어 피해자를 도와주는 척 접근, 실제 영상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심리적 지배를 강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일부는 범행에 가담하도록 압박받았고 '5명을 낚아오면 해방시켜주겠다'는 조건 하에 추가 피해자를 유인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4명 중 B씨 등 공범 3명은 피해자로 유인된 뒤 범행에 가담해 피의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A군 일당이 확보한 불법촬영물이 81건, 허위영상물이 1832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했다. 주범 A군은 지난해 7월부터 9개월간 이 같은 범행을 이어오다 지난달 19일 검거돼 지난 22일 구속됐다. A군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성적인 호기심에서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이번 단속은 서울경찰청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주관한 '허위영상물 범죄 일제단속'과 병행해 진행한 사이버 성폭력 범죄 단속의 일환이다. 이 기간 총 222명이 검거됐으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범 124명, 불법촬영물 사범 28명, 허위영상물 관련 사범 70명으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13명이 구속됐다

불법촬영 범죄도 적발됐다. C(33·남)씨와 D(28·남)씨는 오피스텔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피해자 53명(아동·청소년 3명 포함)의 성관계 장면 등을 1584회 불법 촬영한 혐의로 구속됐다. 촬영 영상 일부는 유료 구독 사이트에 판매되기도 했으며, 경찰은 범죄수익 환수 조치를 진행 중이다.

허위영상물 제작·유포 사건도 드러났다. '작가'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 D(52·남)씨와 F(23·남)씨는 청소년 피해자 2명을 포함한 182명의 허위영상물 281건을 제작·소지해 구속됐다. 경찰은 딥러닝(AI) 모델과 텔레그램 봇 등을 악용해 성착취물이 생성·유포되는 방식의 범죄까지 다수 적발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명 진술서 작성, 신변 보호, 심리 상담 등 통합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 성폭력은 피해자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릴 수 있는 사회적·인격적 살인 범죄"라며 "소지·시청하는 행위도 중대한 범죄로 간주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찰은 해외 기관, 특히 텔레그램 측과 협조 체계를 구축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신속히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원하는 만큼 풍부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이라며 "기술적 한계가 있지만 점점 제공받을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시민들에게도 "SNS를 통해 불필요한 사생활 정보를 과도하게 노출하지 말고,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허위 영상물 유포 연락을 받거나 관련 사실을 인지하면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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