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강진 한 달, 3700명 사망…내전 격화에 복구 난항

기사등록 2025/04/28 15:50:49 최종수정 2025/04/28 16:10:24

내전·자재 부족 속 국제 지원도 제한

복구 작업 난항에 이재민 5만여명

[만달레이=AP/뉴시스] 2일(현지 시간) 미얀마 만달레이 거리에서 지진 피해 이재민들이 물과 음식을 받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28일 발생한 강진의 피해 수습을 위해 반군 세력과 3주간 휴전을 선포했다.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3천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2025.04.03.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지난달 28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7.7 규모의 강진이 한 달이 지난 현재, 사망자는 3700명을 넘었고, 부상자는 5000여 명에 이른다.

격화되는 내전 속에서 복구 작업이 큰 어려움을 겪으며 5만여 명에 달하는 이재민과 부상자들에게 필요한 물, 전기, 의료 서비스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28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이 23일까지 집계한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3769명, 부상자 5106명, 실종자 107명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 피해는 이보다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미얀마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1700만명이 영향을 받았으며, 그 중 심각한 피해를 입은 주민은 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 발생 직후 사망자 수가 1만명을 넘을 가능성이 71%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인명 피해뿐 아니라 물적 피해도 막대하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지진이 강하게 영향을 미친 지역에서 약 160만 채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고, 그 중 상당수는 내진 설계가 미비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특히 1만채 이상의 주택과 공공건물, 의료 시설 등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거나 완전히 파괴돼 공공의 역할도 제한되고 있다.

AP통신도 19일 현지 국영 미얀마알린을 인용, 이번 지진으로 주택과 건물 6만5096개, 학교 2514개, 불교 사원 4317개, 탑과 사찰 6027개, 병원과 진료소 350개, 다리 170개, 댐 586개, 주요 고속도로 203개 구간이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건물 복구를 위한 자재는 현저히 부족하다.

동남아시아 최빈국으로 꼽히는 미얀마는 2021년 쿠데타 이후 내전이 격화돼 지진 이전에도 초토화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지진 피해까지 더해져 시멘트 등 자재 생산이 줄어들고 수입품 가격이 급등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미얀마 내 시멘트 가격이 쿠데타 이전의 8배로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복구가 늦어지면서 강진 후 한달 가량 지난 시점에서 여전히 5만여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 국가재난관리위원회(NDMC)에 따르면 23일까지 2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 중 4만8656명이 지금도 135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네피도=AP/뉴시스] 미얀마 군부가 제공한 사진에 민 아웅 흘라잉(가운데) 최고사령관이 28일(현지 시간) 네피도에서 지진 부상자들을 점검하고 있다. 이날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지금까지 최소 144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5.03.29.

내전 상황은 국제 구호 활동에도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지진 진원지와 인접한 사가잉은 반군부 저항 세력의 거점으로, 군부의 공습과 집단 학살, 방화 등의 피해가 집중된 지역이다.

시민방위군(PDF)은 지진 피해 지역에서 모든 공격 활동을 중단한다고 선언했으나, 미얀마군은 여전히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진 발생 직후 국제 사회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은 이달 초 태국에서 열린 벵골만 주변국 국제회의에서 총선 계획을 발표했다.

총선 지지를 얻기 위해 중·러 및 주변국들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며, 군부 주도의 총선에서 자신이 대통령에 오를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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