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포차 유통업자·중고차 매매상·외국인 등 40명 검거
외국인 명의로 차량가액 상회 대출 받아 중고차 매매
무단 처분 리스차 유통하고 번호판 갈이로 대포차 제작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국제범죄수사2계)는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외국인들에 허위 대출을 받게 한 후 대포차량을 취득해 시중에 렌트카로 유통한 대포차 전문 유통업자인 50대 남성 A씨와 B씨, 중고차 매매상 C씨 등 3명을 사기·장물취득·여객운수사업법위반·공기호부정사용 등 혐의로 이달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중 A씨와 C씨는 범죄 중대성이 크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사기대출 명의자인 외국인, 리스 차량 처분자, 대포차량 및 번호판 같이 차량 운행자 등 37명도 각 사기, 횡령, 자동차관리법위반, 공기호부정사용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조사결과, A씨와 B씨는 급전이 필요한 외국인 D씨를 물색해 캐피탈 등 대부업체로부터 외국인 명의로 차량가액을 상회하는 금액을 대출받게 했다. 이어 차량가액을 공제한 금액만을 대출 명의자에게 제공하고 나머지로 차량을 구매해 차량 명의를 D씨로 이전하고, A씨와 B씨가 C씨로부터 인도했다.
이들은 이같은 방식으로 총 11명의 외국인 명의로 8억9000만원의 사기대출을 받아 차량을 취득했다.
예를 들어 5000만원의 벤츠 차량을 구입하는 명목으로 A씨와 B씨가 섭외한 D씨가 캐피탈로부터 6000만원을 대출받으면 1000만원은 D씨에게 주고 5000만원은 C씨가 수취한 후 자신이 보유한 중고차량 벤츠를 A씨와 B씨에게 인도하는 식이다.
또한 리스 차량 권리자들이 무단으로 처분하는 차량을 채무 담보로 제공 받는 방식으로 리스차량 처분자 E씨 등 총 8명의 리스 권리자로부터 차량을 취득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분된 리스차량은 리스료가 연체되어 있거나, 법인 리스 차량 등으로 A씨와 B씨에게 금원을 차용하고 그 담보로 차량을 무단 처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3명의 운행정지 차량에 동종의 다른 차량의 번호판을 동일하게 위조해 부착하는 이른바 '번호판 같이' 방식으로도 대포차량을 제작했다. 과태료 체납 등으로 운행정지 처분된 차량에 침수·노후 등 저가의 동종차량의 번호판을 동일하게 위조해 부착하는 방식이다.
A씨와 B씨는 이러한 방식으로 취득한 대표 차량을 시중보다 저렴한 월 80~100만원의 렌트료를 받고 관할청의 허가 없이 대포차량 운행자인 F씨 등 15명에게 렌트해 시중에 유통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무허가 렌트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2억5000만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이 유통한 대포차량 대부분은 고가의 수입차들이었다. 정상적인 고급 수입차의 렌트료 보다 훨씬 저렴했기 때문에 불법 대포차량임에도 수요가 많았다. 통상 벤츠S 클래스의 경우 시중 월 렌트료 4~500만원 선이나, 이 사건 차량들은 월 80~100만원 선의 렌트료가 책정됐다.
이에 경찰은 시중에 유통되던 대포차량 26대를 추적해 압수했다. 또한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이들의 업장에 번호판 갈이를 위해 보관하고 있던 번호판 고정캡, 차량 키 등을 압수, 추가적인 범행을 차단했다.
이들은 무단 처분되는 리스 차량을 대포차량으로 유통시키는 기존 방식에 더해, 중고차 매매업자와 결탁해 타인 명의로 사기대출을 받아 중고차 매매업자로부터 차량을 구매해 대포차량으로 유통하는 신종 수법을 썼다.
서울경찰청은 앞으로 엄정한 단속활동을 통해 대포차량의 조직적 유통을 근절하고, 건전한 자동차 유통질서를 확립해 나가도록 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차량은 마약, 강도, 수배자 도주, 세금포털 등 각종 범죄의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라며 "기계화된 차량 단속 시스템 확충과 제도상의 맹점을 이용하지 못 하도록 대포차량에 대한 운행정지 명령 신청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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