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2024년 52개 대회 감사원에 감사청구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태백시가 시민단체의 감사원 감사청구로 인해 부실 체육대회 유치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7일 태백시에 따르면 지난해 추계대학축구연맹전과 태권도대회를 비롯한 52개 전국 및 도내, 생활체육 체육대회를 잇따라 개최해 총 912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태백시는 폐광 이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각종 체육대회를 유치해 숙박, 음식, 서비스 업종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민선 8기 들어 체육대회 유치와 관련해 시체육회와의 불통, 패싱 논란 등에 이어 스포츠재단 설립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결국 유치대상 범위를 넓히면서 부실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24 키스포츠페스티벌 강원 인 태백’ 대회는 도비와 시비 1억6000만원을 지원받고도 부실한 운영을 보였고, 대회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2024년 5월10일부터 12일까지 태백시에서 열린 ‘2024 키스포츠페스티벌 강원 인 태백’ 대회는 입식 격투기, 3대3 농구, 팔씨름 축구 등 비인기 스포츠가 주제로 진행됐다.
대회는 당초 5000여 명의 선수단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홍보됐으나, 현실은 매우 달랐다는 것이 이를 지켜본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행사 첫날인 5월10일 황지연못 문화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100석의 좌석이 준비됐으나, 방청객은 몇몇 관계자와 시민 등 수십명 수준에 불과했다.
예상과는 달리 입식격투기와 팔씨름, 축구, 3대3 농구 등 대회에 참가한 선수단은 당초 예상인 5000명에서 한참 못 미친 530명 수준에 불과했다.
대회에 참석한 시민과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입식격투기의 경우 관람객 수는 200명, 팔씨름 대회는 150명 정도였고, 대회의 전반적인 관람객 수는 매우 저조했다.
또한 대회의 여러 종목에서 심판과 스코어 담당자가 없어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교대로 심판을 맡고 경기를 진행하는 등의 혼잡한 상황이 발생했다.
특히 엑스포 이벤트는 전면 취소되었고, 대회 기간 중 다른 종목들도 예상보다 일찍 종료되거나 예산 대비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축구 대회에서도 18개 팀 중 예선 탈락한 10개 팀은 경기를 마친 후 자리를 떠나면서 참가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가운데 2024년 열린 ‘2024 어울림 생활체육 대축전’ 배드민턴 대회는 예산 집행 정산부실과 대회 운영에서의 심각한 문제로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을 받았다.
태백시는 당초 700팀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7996만원의 예산을 집행했으나, 실제로 참가한 팀은 136개 팀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대회 운영비가 비효율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부풀려진 상품 수량과 시상 내역도 문제가 됐다.
특히 대회에 지급된 상품의 수량은 참가 팀 수를 크게 웃돌았다. 라켓과 가방은 대회에서 발표된 수량보다 훨씬 많은 4000개가 지급되었고, 실제로 1, 2. 3등에게 지급된 라켓은 발표된 수량인 230개에 비해 52개로 크게 차이가 났다.
시민단체인 ‘태백시민행동’은 이번 대회들의 부실한 예산 집행과 운영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감사원에 태백시의 2024년 체육대회에 대한 감사를 지난 1일 청구했다.
위청준 태백시민행동 위원장은 “대회에 들어간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고, 실제로 지역경제에 기여한 바가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이런 부실한 대회가 계속해서 유치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시민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태백시 관계자는 “배드민턴 대회는 정확한 정산절차를 거쳐 문제가 된 보조금은 전액 환수할 방침”이라며 “더 많은 체육대회를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스포츠마케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양구군의 경우 지난 2023년 14개 종목 104개 대회와 11개 종목 90개 전지훈련팀을 유치해 232억원의 지역경제 부양효과를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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