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부동산 대출 매년 100조↑…생산부문으로 유도해야"

기사등록 2025/04/03 15:07:56 최종수정 2025/04/03 17:40:24

최용훈 한은 국장 발표

[서울=뉴시스] 최용훈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이 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외환시장 점검 및 시장안정화 조치 실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4.12.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전체 민간신용(빚)의 절반이 부동산 대출로 이뤄져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출이 제조업 등 생산 부문의 원활한 자금 공급으로 유도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자본 규제를 보완하고, 생산적인 기업대출 취급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최용훈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이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 주제로 개최한 공동 정책 컨퍼런스에서 '부동산 신용집중의 구조적 원인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동산 신용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932조5000억원으로 전체 민간신용의 49.7%를 차지한다. 부동산 신용은 2014년 이후 연평균 100조5000억원 증가해 2013년 말에 비해 2.3배 확대됐다.

반면 전체 대출 중 제조업 비중은 줄고 있다. 2014년 말 전체 대출 중 제조업 비중은 34.5%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24.6%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건설업과 부동산업을 합친 대출 비중은 19.7%에서 29.4%로 늘었다.

최 국장은 "대출의 부동산 집중은 제조업 등 생산적 부분에 대한 신용공급이 제한되며 전체 자본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 저하로 이어진다"면서 "이 경우 부동산 가격 급락과 급격한 디레버리징에 따른 금융시스템 리스크와 실물 경기 위축 우려도 생긴다"고 짚었다.

신용 공급의 부동산 부문으로의 집중 현상이 지속되는 원인으로는 "가계·기업의 부동산 투자에 집중된 자금 수요와 금융기관의 이자수익 중심 영업구조 등이 맞물린 가운데, 부동산 대출에 대한 낮은 자본부담 등 규제 영향이 크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수요 측면에서는 부동산 자산 선호에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레버리지를 동반한 주택투자가 유발되고, 기업들은 부동산업황이 장기간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관련 기업 수가 크게 늘었다는 점도 대출의 부동산 쏠림 이유로 제시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주택 관련 대출을 영업 전략으로 활용한다는 점과 주택 관련 정책금융이 꾸준히 공급되며 대출 요건이 완화적이라는 점을 지목했다. 비은행도 규제가 느슨한 부동산 기업대출 취급을 확대한 점도 원인으로 짚었다.

최 국장은 "규제 측면에서는 BIS(국제결제은행) 자본규제 하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의 자본확충 부담이 여타 대출 대비 낮아 은행이 주담대 및 부동산업 대출을 우선시할 유인이 있다"면서 부동산담보대출 위험가중치가 일반 기업대출의 위험가중치의 3/5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관리 측면에서 은행들은 제한된 대출여력을 부동산담보대출에 우선 배분할 유인이 있다"면서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내 신용대출 비중은 2007년 말 47.8%에서 지난해 말에는 19.3%로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대출의 부동산 쏠림 완화를 위해 단기적으로 부동산 신용 증가세를 적정수준 이내로 관리하고, 부동산 대출 취급유인이 억제되도록 자본규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면서 "생산적 기업대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주택금융 등 신용공급을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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