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의 폐광 대응 놓고 전혀 다른 모습 보여
[태백·삼척=뉴시스]홍춘봉 기자 = 지난해 9월6일 강원 태백시 장성광업소에서는 ‘장성탄좌 클로징&어게인 100’이라는 생소한 문화행사가 열렸다.
태백시는 5억원의 예산을 지원했고 문화행사는 폐광을 기념하고 그동안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전시회를 명분과 형식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 행사를 지켜본 주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탄광의 폐광이 지역 경제와 주민들의 생존권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대책 없이, 마치 폐광을 축하하는 듯한 행사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와 고용의 중심축이었던 장성광업소가 문을 닫으며 416명의 노동자가 실직했지만 태백시는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보다는 상징적인 행사에만 집중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로부터 3개월 뒤 인근 삼척시 도계읍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도계광업소(광원 274명 근무) 폐광을 앞두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정부를 상대로 생존권 투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도계지역 주민들이 천막농성과 릴레이 단식 투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3월31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맞춤형 직업훈련을 지원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지역의 대응은 극명하게 달랐다. 태백시는 장성광업소 폐광을 맞아 ‘기념행사’라는 이름으로 축하와 기억을 강조했지만, 도계는 공동화 위기에 처한 주민들의 생존을 위해 투쟁하며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아나갔다.
태백은 폐광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도계는 폐광을 막기 위한 저항을 이어간 셈이다.
위청준 태백시민행동 위원장은 “태백은 지역사회의 요구를 외면한 채 가식적인 행사를 통해 문제를 가리려 했다”며 “도계는 주민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투쟁으로 미래를 변화시키는 점을 태백의 지도자들은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장성광업소에서 개최된 ‘장성탄좌 클로징&어게인 100’행사는 5억원을 지원했음에도 정산조차 진행되지 않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심창보 태백시의원은 “5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해 지난해 9월 개최한 장성광업소 폐광이벤트 행사는 정산서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행사도 적절치 못했지만 보조금이 타당하게 집행됐는지 정산하지 않았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3월 말 기준 태백시의 인구는 3만 7715명이고 인근 삼척시 인구는 6만1552명이며 탄광촌인 도계읍 인구는 1월 말 기준 867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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