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제철소에 투자할 자금은 있고, 성과급을 지급할 여력은 없는 것이냐고 반발하지만, 회사는 10년 가까이 장고 끝에 필요한 투자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자동차용 강판 등을 생산하는 당진 냉연 공장 노조는 4월 3일 오전까지로 부분 파업 기간을 연장했다. 파업을 할 수 없는 고로 대신 전략적으로 냉연 공장 파업을 지속하고 있어 추가 연장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특히 미국 진출 계획에도 반발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발표한 미국 투자 계획에는 8조5000억원 규모의 현지 일관제철소 건설도 포함돼 있다.
이 투자 비용은 외부 투자자가 50%, 그룹이 50% 부담한다. 그룹 내 출자 규모는 앞으로 협의할 예정으로, 업계는 그룹 내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도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본다.
노조는 1만1803명(지난해 말 기준) 직원에게 성과급을 추가로 지급할 여력은 없으면서 조 단위 미국 투자를 진행할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영업 성과에 기반한 성과급 지급을 해외 사업 투자와 연관 짓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도 나온다. 투자금은 회사채 발행, 유휴자산 매각 등을 통해 마련할 수 있지만, 성과급은 영업이익에 연동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회사측이 10년전부터 해외 생산 거점 확보 필요성을 인식하고,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고심한 만큼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성과급과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현대제철은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추가 교섭안 마련에 신중한 모습이다. '450%+1000만원'(마지막 회사 제사안·1인당 2650만원)을 지급하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한다.
철근을 생산하는 인천공장은 수요 감소 영향으로 오는 4월 한 달 셧다운에 들어간다. 50세 이상 직원 희망퇴직 시행도 현재 위기를 공유하기 위한 선언적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전면 파업 대신 당진 냉연 공장 파업에 집중하는 만큼, 협상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며 "교섭을 우선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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