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전국 비 예보…"큰 도움 안될 듯"
29일 강풍 예보…"이러다 장기화" 우려
경북 의성 산불이 인근 지역으로 급속히 번지고, 피해가 속출하면서 비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염원도 간절해지고 있다.
의성체육관에 대피해 있던 한 주민은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빠른 산불 진화를 위해서는 비라도 듬뿍 내려주는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27일 전국에 비가 내리지만, 경북 북부지역에는 5㎜ 미만으로 예보돼 의성산불 진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 이러다가 의성산불이 장기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오는 29일에는 강풍이 예보됨에 따라 조기진화가 안될 경우 피해는 겉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으로 예상돼 관계당국과 주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전날부터 현재까지 4개 시·군에서 21명이 숨지고, 의성군은 천년고찰 고운사와 운람사 등이 불에 탔다.
26일 낮 12시 51분에는 의성 신평면 산불진화에 투입됐던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순직했다.
당국은 가용 자원을 총 투입해 불길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강풍과 건조한 대기, 높은 기온 등 악조건이 겹치며 피해면적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런 탓에 의성 산불 진화율은 한 때 71%까지 올랐지만 68%대로 뒷걸음질쳤다.
오는 27일 전국에 비 소식이 예보돼 있지만 예상 강수량은 5㎜에 불과해 이날 비가 산불 확산세를 둔화시킬 순 있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많다.
수일째 쉬지 않고 진화 현장에 투입된 대원들의 피로도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역대 최장 기간 지속된 산불은 지난 2022년 3월 발생한 울진 산불로, 발생 이후 9일 만에 진화가 완료됐다.
주택 300여채, 서울 전체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산림을 태운 뒤였다.
당시에도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이어지면서 진화에 난항을 겪다가 극적으로 봄비가 내리며 불길이 잡혔다.
의성군 관계자는 "산불 지역이 너무 넓어서 많은 비가 와야 꺼질 것 같다"면서 "그런데 비는 적고, 곧이어 강풍이 분다고 하니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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