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보존과 활용 조화…곤돌라 당분간 운영키로

기사등록 2025/03/24 16:51:39

협의체 24일 '합의' 도출…지역소멸 절박성 공감

'복원' 원칙 무너져…중앙-지방정부간 신뢰 추락 우려도

정선군 가리왕산 케이블카 해맞이 행사.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산림복원 및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환원을 원칙으로 설정했던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 복원계획이 수정 합의됐다.

가리왕산의 올림픽 유산을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소멸 대응 논리에 당초 약속됐던 가리왕산 '복원' 원칙이 흔들린 모양세다.

24일 산림청과 강원도 등에 따르면 평창동계올림픽 뒤 존폐를 놓고 산림청과 강원도·정선군,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가리왕산 케이블카가 조건부로 존치된다. 기한은 가리왕산에 새롭게 관광시설을 세우고 이를 통한 경제성이 케이블카 만큼 창출될 때까지다.

이날 주민대표·환경단체 대표·갈등관리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가리왕산 합리적 보전·활용협의체(이하 보전·활용협의체)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케이블카 연장운행과 함께 가리왕산 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복원도 합의문에 담겼다.

산림청은 "지난해 약속된 곤돌라 한시운영기한이 도래함에 따라 가리왕산 곤돌라를 둘러싼 갈등재발을 우려해 강원도, 정선군, 환경단체와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왔다"며 "정책결정 과정에 이해당사자 의견을 반영키 위해 2024년 7월 이해관계자 중심의 협의체를 구성해 같은해 11월 4일 공식 출범한 뒤 총 12차례의 회의를 거친 끝에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산림보호와 지역경제활성화의 조화를 이룬 결정이란 정부의 자평 이면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계약파기 및 민원을 내세운 행정행위 무력화 사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중앙·지방정부의 행정 신뢰도 추락도 예견된다.

이 곳은 노랑무늬붓꽃, 도깨비부채 등 희귀식물의 자생지로 생태적 가치가 높아 2008년도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으나 평창 동계올림픽 알파인경기장 건설에 따라 '올림픽 종료 후 복원'을 전제로 보호구역 일부(78.3㏊)가 해제됐다.

복원을 전제로 조성된 가리왕산에 알파인경기장이 건설됐으나 대회 폐막 후 당초 약속에서 입장을 바꾼 지방정부로 인해 전면 복원과 일부 시설 존치를 두고 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2019년에는 산림청은 가리왕산 경기장에 대해 전면 복원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당시 산림청은 "가리왕산 활강경기장은 올림픽 이후 산림복원을 전제로 시설된 만큼 강원도지사는 사회적 약속이자 법적 의무사항인 전면복원 이행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

지속된 갈등은 지난 2021년 '가리왕산 합리적 복원을 위한 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가리왕산알파인 경기장을 복원키로 합의하고 본격적인 산림복원에 착수하면서 일단락됐다.

[정선=뉴시스]김태식 기자 = 최증순(오른쪽 세번째) 강원 정선군수가31일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 곤도라 존치 투쟁현장을 방문해 군민들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사진=정선군청 제공).2019.12.31. photo@newsis.com
이때 지역주민의 요구에 따라 복원준비에 필요한 3년 동안 곤돌라는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결정하고 알파인경기장에 설치된 곤도라를 정선군이 최대 2024년 12월31일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후 6개월 더 연장됐으며 운영기간 종료 시 곤돌라 시설의 유지여부에 대해 이해당사자가 포함된 보존·활용협의체 재검토를 후 전면복원 여부를 결정키로 합의를 봤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에 강원도청에서 열린 열 아홉번째 민생토론회에서 환경부 임상준 차관은 "강원 정선군 가리왕산의 '올림픽 유산'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복원 원칙 파괴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당시 정부는 알파인 스키장으로 활용했던 가리왕산이 올림픽 이후 정선의 관광명소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고 있어 가리왕산의 아름다운 산림과 자연을 지키면서도 많은 국민이 즐기고 이용하는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복원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다행히 협의체는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주민들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 가리왕산을 합리적으로 이용하면서 가리왕산의 훼손된 산림을 최대한 복원하자는 기본방향에 공감하고 보전에서도 의견일치를 봤다.

케이블카 존치안의 도출로 산림복지시설 추가 설치 및 가리왕산을 중심으로 한 국가정원 사업계획과 함께 보전·복원을 위한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합의문에는 해제된 유전자보호구역을 복원한다는 내용도 명문화돼 있다"며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위해 가리왕산 산림복원과 올림픽 유산활용의 세계적 모델을 만들어 상생협력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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