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의 단백질 합성 능력 세계 최초 발견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 선정
불임 치료 및 피임제 개발에 새 가능성
중앙대는 동물생명공학과 방명걸 교수 연구팀이 정자의 단백질 합성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생물학연구정보센터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지금까지 정자는 유전정보(DNA)를 단백질로 합성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전사 과정'을 수행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리보솜 등의 세포 소기관이 없어 mRNA가 단백질을 합성하는 '단백질 번역' 현상 또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연구진은 정자가 난자에 진입하기 위해 기능을 변화시키는 '수정능획득' 과정에서 단백질을 실시간으로 합성하는 현상을 직접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정밀 관측에서 연구진은 정자의 머리 끝 부분에 위치해 난자의 막을 뚫고 들어가는 '첨체'와 관련된 단백질에 주목했다.
그 결과 첨체와 관련된 단백질의 합성이 수정 능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었으며, 초기 단계에서 단백질 합성이 정교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정에 실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자의 단백질 번역 능력을 증명한 이번 연구는 향후 불임 치료제와 피임제의 개발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연구를 이끈 방명걸 교수는 "수정능획득 과정 동안 실시간으로 변하는 단백질들의 발현이 전사체의 번역에 의해 나타나며, 이 변화가 정자의 수정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정자가 여성의 생식기관 내에서 수정에 참여하기까지 어떻게 경쟁하고 선택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며 "진화적으로 자손의 수정능력과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 결과가 수정 능력 등 정자의 기능을 조절하거나, 새로운 기전의 피임제 개발에 핵심 기초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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