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전기 SUV"…포르쉐 마칸 일렉트릭[시승기]

기사등록 2025/03/15 10:00:00 최종수정 2025/03/15 10:16:24

포르쉐 전기 SUV 스포츠카 '마칸 일렉트릭'

동력으로 전기 사용하지만 승차감 안정적

정숙한 실내부터 안정적인 가속·핸들링도

[서울=뉴시스] 박현준 기자 = 13일 시승을 앞둔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4S. 2025.03.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전기차이면서도 스포츠카와 SUV의 장점을 모두 갖춘 차량은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될 만한 모델이 등장했다. 포르쉐가 처음으로 선보인 순수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이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왕복 320km 구간을 주행하며 ‘마칸 4S’와 ‘마칸 터보’ 모델을 직접 경험했다.

주행 전 전기차 특유의 멀미감이 있진 않을까 염려했지만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했다. 전기차면서 SUV임에도 포르쉐 스포츠카 특유의 파워풀한 성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날렵한 차체에 리어 스포일러…스포츠카 요소 갖춰
'마칸 일렉트릭'의 첫인상은 '날렵함'이었다. 세단 차량에 비해 차체가 높은 SUV는 공기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스포티한 주행을 할 때 다소 부담스럽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마칸 일렉트릭은 일반 SUV와 달랐다.

마칸 일렉트릭은 어댑티브 리어 스포일러, 프런트 에어 인테이크의 액티브 쿨링 플랩, 밀폐형 차체 하부 커버, 쿠페형 디자인 등을 이용해 공기 흐름을 최적화했다. 특히 일정 속도가 넘어가면 뒤쪽에 있는 스포일러가 스스로 펼쳐지며 고속 주행에 안정감을 더했다.

[서울=뉴시스]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운전석 및 트렁크, 프렁크(기존 엔진룸을 활용한 수납공간) 2025.03.13 parkhj@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기존 내연기관 차량이었던 마칸이 전기차량으로 플랫폼이 변경되면서 전면부에도 짐을 실을 수 있는 '프렁크'가 생겼다. 트렁크에 비해 많은 짐을 실을 순 없지만 앞뒤 공간의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해진 게 특징이었다.

아울러 배터리 탑재로 인해 이전 모델보다 휠베이스(축간거리)가 늘었지만, 전장 높이는 유지한 부분과 창틀이 없는 '프레임리스' 도어는 SUV인 '마칸 일렉트릭'을 스포츠카처럼 보이게 만든 주요한 요소였다.

◆"부드럽고 조용"…전기차의 장점만 모았다
마칸 일렉트릭은 포르쉐가 출시한 첫 번째 순수 전기 SUV다. 차체가 높고 동력을 전기로 사용하는 만큼 시승 전부터 전기차 특유의 멀미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전기차라 말하지 않으면 모를 만큼 승차감은 안정적이었다.

전기차 특징인 회생제동을 켰을 땐 마치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뗀 내연기관 차량처럼 조금씩 속도가 줄어들었고, 회생제동을 껐을 땐 도로 위를 활공하듯 차가 나아갔다. 동승자는 회생제동을 켜고 껐을 때의 차이를 거의 구분하지 못했다.

전기차였음에도 가속 단계에서 부드러움은 내연기관 차량 못지않았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가 잘 차단되어 고속으로 주행하는 동안에도 풍절음 없이 실내는 매우 조용했고, 브레이크의 반응 속도 또한 빨랐다.

커브길에서의 주행 성능도 도저히 SUV라고는 안 느껴질 정도로 안정감을 유지했다. 특히 핸들을 조작할 때 뒷바퀴가 함께 움직이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탑재돼 고속 주행 시 안정적인 차선 변경, 저속 주행 시 쉬운 회전이 가능했다.

[서울=뉴시스] 박현준 기자 = 마칸 일렉트릭 프레임리스 도어가 적용된 운전석을 여는 모습.  parkhj@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증강현실 HUD 등 인테리어도 수준급
'마칸 일렉트릭'에 탑재된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주행 동안 운전자의 편의를 도왔다. 평상시 제한 속도와 현재 속도를 보여주다가도 앞 차와의 간격이 줄어들면 노란색 주의 표시가 떴고, 간격이 더 좁아질 경우 빨간색 경고 표시로 바뀌었다.

아울러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에 근접할 땐 빨간 실선 표시와 함께 경고등이 울리며 차량이 한쪽으로 치우쳤음을 알려줬다. 증강현실로 표시되니 운전자는 시선 분산 없이 곧바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었다.

'마칸 일렉트릭'은 독립적인 12.6인치 디스플레이와 커브드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10.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등 최대 세 개의 스크린을 탑재했다. 특히, 조수석 전용 스크린을 통해 동승자도 고개를 돌릴 필요 없이 각종 정보를 보거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뛰어난 주행력에 비해 비상등의 크기가 작고 위치도 낮은 곳에 있어 급정거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운전자가 단번에 누르기 어려웠다. 또한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았더라도 차량이 스스로 닫는 '고스트 도어 클로징'이 탑재되지 않아 제대로 닫지 않으면 여러 차례 문을 열었다 닫아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서울=뉴시스] 박현준 기자 = 마칸 일렉트릭 4S 외부 모습. 2025.03.13 parkhj@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짜릿한 주행은 터보, SUV 스포츠카 입문은 4S
이날 운행한 차량은 '마칸 터보'와 '마칸 4S' 두 종류였다. 마칸 터보는 639마력(470㎾)의 오버부스트 출력을 발휘하며, 최대 토크는 115.2㎏·m(킬로그램미터),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가속 시간)은 3.3초에 불과한다.

이와 비교해 마칸 4S은 516마력(380㎾), 최대 토크는 83.6㎏·m, 제로백은 4.1초를 기록하는 등 터보에 비해 약간 낮은 성능을 보였다. 하지만 두 차량 모두 국내에서 타기엔 손색없이 훌륭했다. 짜릿하고 파워풀한 주행을 원한다면 터보, SUV 스포츠카를 한번 몰아보고 싶다면 4S가 적절한 듯 했다.

마칸은 네 가지 모델로 출시되는데 판매 가격은 ▲마칸 9910만원, ▲마칸 4 1억590만원 ▲마칸 4S 1억1440만원 ▲마칸 터보 1억3850만원부터 시작한다.

전기차의 정숙함과 스포티한 주행, 그중에서도 1억원대 안팎의 가격으로 SUV형 스포츠카를 원한다면 '마칸 일렉트릭'은 좋은 답이 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