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앞둔 40일의 사순절, 첫날이 ‘재의 수요일’
가톨릭·루터교·일부 칼뱅교·모라비아교 등에서 ‘재로 십자가’ 그려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마에 재로 십자가를 새긴채 방송에 출연해 논란이 된 사순절(四旬節·Lent)은 부활절을 앞둔 약 40일간의 기간이다.
올해는 3월 5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다.
이 기간에는 몸과 마음을 정결하고 경건하게 하며 부활절(올해는 4월 20일)을 준비한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생각하며 매일 성경을 읽고 참회, 금식, 단식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325년 제1차 니케아 공의회에서 부활절 일자를 확정했으며 사순절의 구체적인 기간이나 금식 등의 구체적인 행위 규정은 각 종파마다 다르거나 시대별로 다르다고 한다.
사순절의 행위 중에서 일부 국가에서는 신자들이 지난해의 종려주일에 바친 재를 축복으로 거룩하게 만들어 이마에 십자가를 그린다.
종려주일은 부활절을 1주일 앞둔 주일로 그리스도가 십자가 죽음을 위해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에 입성한 날을 기념하는 절기다.
루비오 장관은 5일 폭스 뉴스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핵강국인 미국과 러시아 간의 대리전이며, 종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갈등을 종식시킬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그의 발언보다 그가 이날이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이라며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고 나타난 것이 논란이 된 것이다.
그는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 가톨릭 신자다.
그는 “‘재의 수요일’을 맞아 관련 전통을 따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재의 수요일’로 참회와 겸손의 날“이라며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나약함과 선행을 해야 할 필요를 되새기는 날“이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재의 수요일’은 가톨릭교, 루터교, 모라비아교, 성공회(주교), 연합 개신교와 일부 칼뱅주의 교회에서 기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교 분리인 미국에서 국무장관이 TV에 검은 십자가를 그린 채 출연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수정헌법은 1조에 종교·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청원의 권리를 적시하면서 ”연방 의회는 국교를 정하거나 자유로운 신앙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백인 우월주의와 종교적 극단주의를 뜻하는 문구를 문신으로 몸에 새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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