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中 세트 순이익 하락세
인도 판매 성적 개선…전략 강화 나서
부족한 인프라 개선 등 과제도 산적
중국 내 자국 제품 소비 기조와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한국 기업들의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최근 소비력이 커진 인도를 대체시장으로 삼고 현지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인도의 열악한 인프라와 물류비 상승 등 과제를 우선 해결해야 중국 사업 이상의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LG, 中 세트 성적↓…경쟁 심화 영향
6일 업계에 따르면 TV 및 가전 등을 판매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중국 내 순이익은 최근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반도체를 제외한 전자제품 판매를 하는 삼성전자 중국 판매법인(SCIC)의 2022년 연간 순이익은 2578억원이었지만 2023년 1898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473억원인데 4분기 분을 포함해도 지난해 성적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LG전자 중국 법인(LGECH)의 연간 순이익은 2022년 295억원에서 2023년 397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229억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순이익은 지난해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3분기에는 되레 적자를 내기도 했다.
이는 하이센스, TCL 등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자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저가 물량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영향이 크다. 최근에는 제품의 기술력까지 높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겨냥하고 있는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경쟁 심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고객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릴 수 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중국 시장의 구매력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 공략 움직임↑…판매 성적도 개선
한국 기업들은 인도를 대체시장으로 삼아 현지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냉장고를 생산하며 연구개발(R&D)센터와 디자인센터를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지난해 순이익 1조4084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올랐다.
LG전자는 인도에서 냉장고, 세탁기, TV 등을 생산 중이다. 최근에는 공장 증설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인도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방문해 시장 상황과 생산 전략을 점검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지난해 매출 3조7910억원, 순이익 3318억원을 올리는 등 연간 성적이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양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하다. 양사는 인도에 제품 생산을 집중하고 있는데 중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공장 및 연구시설, 철도 등의 인프라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
또 운송 지연이 잦아 생산량·물류량이 집중될수록 생산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류비는 제품 생산원가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물류망 개선을 선제적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현지 생활 패턴에 맞는 제품 출시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인도에 채식 인구가 많은 점을 감안해 냉장 기능을 강화한 현지 특화 냉장고를 내놓을 수 있다. 인도인들이 주로 입는 옷감에 맞춘 세탁기 개발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중국에서 인도로 빠르게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며 "현지 시장 요구에 맞춰 즉각 제품 개발에 나설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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