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알았다면 10·7 기습 안 했다"…하마스 간부의 고백

기사등록 2025/02/25 16:27:07 최종수정 2025/02/25 18:58:24

하마스 정치국 간부 NYT 인터뷰

"하마스 지도부 내 좌절감 드러내"

[가자지구=AP/뉴시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20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숨진 이스라엘 인질 중 가장 어린 포로인 크피르 비바스의 시신이 담긴 관을 옮기고 있다. 2025.02.25.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자 전쟁을 두고 하마스 간부가 10·7 기습을 후회하는 듯한 발언을 해 주목된다.

하마스 정치국 고위 간부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2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만약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상했다면 10월 7일(알아크사 홍수 기습)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기습으로 1년 넘게 지속될 가자 전쟁을 유발했다. 당시 1200명에 가까운 이스라엘 군인이 죽고 민간인 사망자도 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마스는 기습을 통해 251명의 인질을 가자 지구로 끌고 갔다. 현재 두 차례의 휴전을 통해 141명의 인질이 풀려났다. 전쟁 기간 하마스는 이스마일 하니예, 야히야 신와르 등 주요 지도부를 상당수 잃었다.

마르주크는 10월 7일 공격 당시 자신이 구체적인 계획에 관해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를 비롯한 하마스 간부들은 이스라엘군을 공격하자는 전략 전반을 지지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에 맞선 하마스의 생존만으로도 "일종의 승리"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복싱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과 일반인의 싸움으로 놓고 보자면 그 주먹에 살아남기만 해도 승리로 여겨지리라는 것이다.

향후 가자 분쟁 종식 가능성을 두고는 "우리는 모든 문제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됐다"라며 "테이블에 어떤 문제가 올라오건 우리는 이에 관해 말해야 한다"라고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가자 지구 내 하마스 무기에 관해서도 지도부 내에서 일부 협상 의지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간 이 문제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했던 다른 하마스 간부들과는 결이 상당히 다르다.

그는 아울러 이스라엘이 수천 명의 수감자 석방과 전쟁 종식, 가자 철수 의지가 있다면 하마스도 동시에 모든 인질을 풀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포괄적인 합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가 공개되자 하마스 측은 즉각 수습에 나섰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공개된 발언이 부정확하다며 10월 7일 기습을 "포위와 점령, 정착촌 건설에 대한 거부와 주민의 저항권 표현"이라고 규정했다.

NYT는 "이날 발언은 10월 7일 사건과 그 결과에 관한 당의 노선을 두고 하마스 당국자 사이에 이견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라며 "가자 주민의 좌절감이 하마스 지도부 내에도 영향을 미침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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