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변화도 '경쟁 심화'의 양면 보유
보편관세 시 국산약 가격경쟁력 낮아져
대응방법은 '현지법인' '생산역량 강화'
"cGMP급 시설 투자 정부의 지원 필요"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제약산업 정책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만한 정책 변화도 경쟁 심화라는 부정적인 양면을 갖고 있어, 정부와 산업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제약바이오산업단 제약바이오산업기획팀과 의약품정책연구소는 지난 24일 '트럼프 2기에 따른 미국 제약바이오정책 동향' 보고서에서 "2기 행정부의 바이오시밀러·제네릭 의약품 사용 촉진 정책, 신약 승인 규제 완화, 생물보안법 입법을 통한 중국 주요기업의 공급망 배제는 국내 제약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나, 미국 우선주의 정책 및 글로벌 제약회사와의 경쟁 심화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제약산업 정책은 ▲시장 경쟁을 통한 약가인하 ▲의약품 공급망 내재화 ▲신약 개발 촉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약가 정책 관련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시장 경쟁을 통한 약가 통제를 기본 기조로, 제네릭(복제약) 생산·개발 촉진, 제약산업의 경쟁 활성화, 유통 효율화 정책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제네릭 사용 촉진 정책이 발표될 경우, 한국 제약회사의 바이오시밀러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인도, 유럽, 일본 등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바이오시밀러 경쟁 심화와 가격 경쟁으로 인한 수익률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공공보험 대신 민간보험의 비중이 높아지는 정책이 시행되면, 민간보험사 영향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국내 제약사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의 약가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의약품 공급망의 탈중국화 정책 역시 국내 기업과 연관성이 깊다. 미국은 의약품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수입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 ▲자국 생산 의약품 우선 구매 ▲생물보안법 재발의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보고서는 "한국 제약사가 미국 정부조달 시장에 참여하는 사례는 많지 않아 미국 내 생산 의약품 우선 구매 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수입 의약품에 보편관세가 적용될 경우 한국산 의약품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한국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한국제약산업 또한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론자, 후지필름 등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경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승인 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암, 알츠하이머, 희귀질환 등 분야에서 신약 도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FDA의 규제 완화와 특허 보호 강화 정책이 시행되면, 글로벌 제약회사와의 라이선스 계약이 활발해지고 국내 제약사의 기술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MFN모델이 시행될 경우 신약 수익성이 감소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대응책은 '현지법인' '생산역량 강화'…"정부 지원해야"
유연한 대응력을 확보하려면 우리 기업이 현지법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현지법인을 설립해 허가·마케팅·판매·인수합병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도 요구했다. 혁신신약 개발 촉진 정책 및 규제완화 기조에 맞춰 신약 개발과 특허 확보를 통해 차별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지했다. 보고서는 "메가펀드 및 정책금융 투자 연계 활성화로 혁신신약의 글로벌 진출 지원이 필요하고, AI R&D를 위한 우수 인력 양성, 컴퓨팅 인프라 및 데이터 지원 확보를 위한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산역량도 강화해야 한다. 보고서는 "국내 의약품 공급망 강화를 위한 제약회사의 연구개발 및 c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 시설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소제약사가 개별적으로 부담하던 제조시설 인증 관련 비용을 절약하고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소제약사가 공동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cGMP 제조시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원료의약품의 자급률 제고를 위해 생산장려금, 보조금 등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