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장관 등 회담 조율…이르면 이번 주 미국행
미국産 에너지 수입 유력…알래스카 프로젝트까지
제조업 분야 對美 투자 성과…IRA 지원 지속 강조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르면 이번 주 미국 방문을 계획 중인 가운데,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산업부에 따르면 안덕근 장관은 방미에 앞서 미국 정부 측과 회담 일정, 의제 등을 조율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고위 관계자와의 만남을 추진 중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만큼, 일정이 맞춰지는 대로 빠르면 이번 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상급 회담이 아닌 장관급 회담이기에 협상 테이블에 둘 의제는 제한적이다. 안 장관은 산업·에너지·통상 분야 내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우선 미국이 걸고 넘어지는 대미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산 원유·가스 수입을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미국산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중동 의존도도 낮출 수 있어 우리나라에도 이익을 줄 협상안으로 꼽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해당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개발한 천연가스를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 니키스키의 수출 터미널까지 1300㎞의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분 투자, LNG 수입, 설계·조달·시공(EPC) 등 우리나라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방식은 다양하다.
일본 정부에 이어 필리핀 정부도 적극적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사용할 여지가 있는 카드로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일본이 곧 기록적인 규모의 미국산 청정 LNG 수입을 시작할 것"이라며 "알래스카의 석유 및 가스와 관련해 일본과 미국 간의 어떤 형태의 합작투자에 대해 얘기 중"이라고 성과를 내세운 바 있다.
에너지뿐 아니라 산업 분야 대미 투자도 안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러트닉 장관이 한국 민간 경제사절단에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강조한 것을 고려하면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산업부는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원자력 등 제조업 분야에서 한미 간 공조가 두텁고, 우리 기업의 막대한 대미 투자로 미국 내 일자리가 창출됐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한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 당시 대미 투자 유인책이었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칩스법에 따른 지원이 중단돼선 안 된다는 점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안 장관은 카운터파트인 상무부 장관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인준이 모두 이루어진 이후 미국을 방문하려 했다.
다만 USTR 대표 인준이 늦어지면서 우선 확정된 내각 장관들과의 회담에 나설 계획이다.
추후 USTR 대표에 지명된 제이미슨 그리어의 인준이 완료되면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만날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부 관계자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조율하고 있다"며 "미국과 협상 전이라 공식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방미 후) 브리핑 등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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