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인센티브 있으면 투자"…SK, 美 추가 투자 나올까

기사등록 2025/02/24 11:05:41 최종수정 2025/02/24 11:50:24

美상무장관, '10억 달러' 신속지원 제시

최태원 "인센티브, 돈만으로 따지지 않아"

[서울=뉴시스]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미국 의회 도서관의 토마스 제퍼슨 빌딩 그레이트홀에서 개최한 '한미 경제인의 밤' 갈라 디너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 대한상의) 2025.02.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미국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인센티브가 있으면 대미 투자를 더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SK그룹 차원의 추가 투자 가능성이 주목된다.

SK그룹은 바이든 정부 당시 300억 달러(약 43조원)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추가 투자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9~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대한상의 주도 경제사절단과 최종현학술원 주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활동에 참여했다.

최 회장은 21일 삼성, 현대차, LG 등 주요 기업 인사들과 함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나 양국 투자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임명된 러트닉 장관은 투자회사 캔터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관세를 포함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이다.

최 회장 등은 러트닉 장관과 40여분간 면담했으며, 이 자리에서 러트닉 장관은 우리 기업인들에게 최소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절차)'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어느 일방이 시혜를 베푸거나 요구를 들어주는 얘기가 아니라 같이 해서 좋은 것이 있어야 한다"며 "원래 계획했던 성과들을 다 거뒀다고 보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SK그룹 차원의 대미 추가 투자 계획에 대해 "검토는 계속하고 있다. 비즈니스가 필요한 투자는 하는 게 당연한 얘기"라며 "인센티브가 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금도 내리겠다고 했는데 아직 뭐가 나온 것이 없어서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인센티브가 꼭 돈만으로 따지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여러 다른 종류의 인센티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민간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을 찾은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최종원학술원의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2025'에 참석한 후 특파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워싱턴공동취재단). 2025.02.23.

SK그룹은 지난 바이든 정부에서 300억 달러에 가까운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22년 미국 백악관에서 당시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기차 배터리 분야 70억 달러(10조원)에 이어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분야에 220억 달러(31조원)를 신규 투자한다고 직접 말했다.

실제 SK하이닉스의 경우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5조원)를 들여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며,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를 통해 총 10조200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최 회장을 향해 '토니(Tony)'라는 별칭을 부르며 연신 "땡큐"를 외치는 등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투자는 전 정부 때 이뤄진 결정인 만큼 트럼프 정부에서 추가 투자가 나와야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세계 투자 자금의 종착지로 만들겠다"며 지난 21일 전략 산업에서 동맹국의 대미 투자를 장려하는 내용의 '미국 우선주의 투자 정책' 각서에 서명했다. 각서에는 패스트트랙을 신설해 동맹국의 투자 확대를 촉진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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