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사조위, 지반침하 5개월만에 사고원인 발표
폭우와 측구 시공 이음부의 이격·균열 등이 발생해
부산시와 지하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지반침하 사고 약 5개월 만인 18일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반침하는 지난해 9월21일께 발생했다. 사상구 새벽로 일원에서 2개의 지반침하가 동시에 생겼다.
지반침하 사고는 해당 지역의 연약지반 등을 고려해 흙막이 가시설 벽체는 목재와 강재를 함께 시공한 'H-파일+토류판'으로, 차수공법은 주입장치에 흙을 굳게 만드는 약품을 넣는 'P.C.F 차수공법'으로 시공됐다.
해당 토양 지역은 매립층 아래로 지하수가 흐르고 그 아래로 모래층과 자갈층, 점성토 층이 이어지는 구조다.
임종철 부산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실트질 모래질의 층후가 매우 깊은 사업 부지에 해당 공법을 적용하면 H-파일과 토류판 틈새로 차수재의 유출이 우려된다"며 "차수공법(P.C.F)의 품질확보에 대한 의구심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반침하는 사고 당일 약 379㎜의 극한 강우로 인해 인접한 이중천에서 유(U)형 측구로 월류된 지하수가 땅꺼짐 발생 구간으로 유입됐다. 노후화된 측구의 손상으로 지하수의 유출이 일부 가속화된 것으로 보인다.
측구는 철강공장의 진출입로에 위치해 장기간 무거운 차량의 반복하중에 의해 시공 이음부의 이격 및 균열 등이 발생했다.
여기에 물이 넘친 지하수가 차수그라우팅이 시공되지 않은 목재 토류판 구간으로 유입돼 지하수와 토사의 유출이 동시에 발생한 후 토류판이 유실돼 굴착 구간 양쪽으로 큰 구멍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조위는 사고조사 결과와 함께 지반침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권고했다.
이들은 'H-파일+토류판+P.C.F 차수공법'으로 시공된 전체 구간에 대해 지반침하위험도평가를 실시를 공식 권고했다. 추가 땅꺼짐 예방을 위해 저지대 침수 구간을 분석해 지표면까지 차수공법을 실시하고 높은 지하수위로 누수가 많은 구간은 차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공법으로 보강해야 한다.
또 현장의 계측관리에 대한 신뢰성 확보와 안전관리를 위해 토질전문가에 의한 계측관리와 분석을 하고 사고지점의 공통점을 파악한 후 자동화 계측을 실시해 좌·우측 변위가 동시에 관리될 수 있도록 현장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임 교수는 "콘크리트로 시공하면 가장 좋겠지만 경제성과 현장의 적절성 등을 따져서 이번 공법을 결정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저지대 상습 침수 예상 지구에 대해서는 최고위 홍수에 따른 차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공법으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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