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계약만료'화재보상 빈손 떠나는 고령 상인
상점 204칸 중 38칸 타버려…4억 원대 피해 추산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60년간 일궈온 터전인데…장사 접는 말년에 빈손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허무하요."
불이 꺼진 14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5일장에서는 상인들의 한탄이 이어졌다.
전날 5일장을 마친 상인들은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피곤함도 잊은 채 부랴부랴 시장으로 향했다.
한 상인은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눈 깜짝할 새 불이 번지더라"며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인근 국밥집 상인도 소방 당국이 출동하는 사이 소화기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잡아보려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새벽시간 시장이 문을 닫아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화재로 상점 204칸 중 38칸이 모두 타버렸다.
불이 꺼진지 수 시간이 지났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탄 냄새가 진동했다.
검게 그을린 채 주저앉은 천장은 화재의 참담함을 더했다.
상인들은 어떤 점포인지조차 알아볼 수 없게 다 타 버린 상품과 상점을 바라 보며 발만 동동 굴렀다.
불에 탄 상점 38칸 중 6칸을 운영하던 신발 가게 상인은 검게 타버린 신발들 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의류 상점 상인도 멀쩡한 옷가지 몇개를 건져보려 했지만 이미 탄 냄새가 다 베어린 옷을 보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5일장 바로 옆에 위치한 매일시장 상인들도 거센 화마를 떠올리며 조마조마한 가슴을 겨우 진정시켰다.
며칠 전 상점 계약이 만료돼 손해 배상조차 받지 못할 상황에 놓인 고령의 쌀가게 주인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미 검게 타고 그을린 자식같은 곡식들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날 구청과 계약이 만료된 상인 A(83·여)씨는 60년간 남편과 함께 일궈온 소중한 터전을 잃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A씨는 "남편이 먼 길을 떠나면서 곡식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지, 갱신할 방법은 없는 지 찾고 있었는데 이제 어쩌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오전 1시2분께 광주 광산구 송정 5일시장에서 불이 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에 의해 48분 만에 꺼지만 상점 일부가 타 소방서 추산 4억원 대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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