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문서공개]北, 과거 회담서 남 방어용 방벽 철거 주장…최근 '북 요새화'와 대조

기사등록 2025/02/13 11:00:00

통일부, 13일 남북대화 사료집 회의록편 2권 공개

北, 1990년 남북고위급회담 제6차 예비회담서

"통일의 길로 나가기 위해서는 장벽부터 허물어야" 주장

최근 북 요새화하는 모습과는 배치

[서울=뉴시스]1990년 1월31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제6차 예비회담에서 북측 단장 백남준 정무원 참사(왼쪽)와 우리측 수석대표 송한호 국토통일원 차관이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통일부 제공)2025.0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1990년 1월31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제6차 예비회담에서 북측 단장 백남준 정무원 참사(왼쪽)와 우리측 수석대표 송한호 국토통일원 차관이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통일부 제공)2025.0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북한이 1990년대 휴전선 인근 우리 군이 구축한 대전차 방어용 방벽을 '인공적 차단물'로 왜곡하면서 이에 대한 철거를 주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통일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남북대화 사료집 회의록편 제2권을 공개했다.

사료집을 보면 1990년 1월31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제6차 예비회담에서 북측 단장인 백남준 정무원 참사는 기본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백 단장은 "김일성 주석께서는 북과 남 사이의 분렬의 장벽을 마스고 자유래왕과 전면개방을 실현하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북과 남의 최고위급이 참가하는 당국과 각 정당 수뇌들의 협상회의를 소집할데 대한 새로운 평화통일 방안을 내놓으시였습니다"고 했다.

이어 "대결과 반목 속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북과 남이 최단기간 내 통일의 길로 나가기 위해서는 북과 남을 격폐시키고 차단하는 장벽부터 허물어야 합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한복판을 가로지른 콩크리트 장벽은 민족분렬과 북남대결의 상징이며 세계 어느 나라 국경에서조차도 찾아볼 수 없는 인공적인 차단물"이라고 지적했다.

백 단장은 "나라 안에 군사분계선이 있는 것만 해도 가슴 아픈 일인데 인공적으로 쌓아 놓은 장벽까지 있는 것은 민족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며 "분계선 남측지역에 있는 콩크리트 장벽은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고 했다.

이는 최근 북한이 남북 도로 및 철도를 파괴하고 '물리적 장벽'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과는 배치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0월9일 남한과 연결된 도로·철길을 단절하고 방어 구조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선인민군(북한군) 총참모부는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보도문에서 "대한민국과 련결된 우리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 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6차 예비회담은 북한이 콘크리트 장벽 철거, 팀스피리트 연습 중지, 남북정당수뇌급 협상회의 개최 등을 주장하며 실질적 토의를 거부, 성과 없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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