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팀 '음력설' 인사에…중국팬들 "설날은 중국 명절" 반발

기사등록 2025/02/01 11:57:44 최종수정 2025/02/01 12:22:24
[서울=뉴시스]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 28일(현지시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킬리안 음바페 등 소속 선수들이 중국어로 새해 인사를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유럽 축구 명문 구단들이 설을 기념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게시물을 두고 중국인들과 한국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의 축구팬들 사이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음력으로 새해를 기념하기 때문에 '중국설', '차이니즈 뉴 이어'(Chinese New Year)라는 표기는 중국 외 다른 국가의 음력설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점차 중립적인 표현인 '루나 뉴 이어'(Lunar New Year)가 자리를 잡았다.

2021년 캐나다 총리는 설날 당일 중계된 뉴스에서 "Happy Lunar new year. 감사합니다"라고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미국 CNN도 지난해 아시아 국가들의 설날 축제를 소개하는 기사에서 설날을 '루나 뉴 이어'로 표기하며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유엔은 2023년 12월 '음력설'을 '선택 휴일'로 지정했다. 제78차 유엔 총회 회의에서 '음력설'을 '유동적 휴일'(floating holiday)로 지정하는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면서 '음력설'이 전 세계 유엔 직원들이 연중 기념할 수 있는 8번째 선택 휴일이 됐다.

설날이 동아시아권 공통의 명절이라는 점에서 대부분 명문 구단이 '루나 뉴 이어' 또는 '뱀의 해'라는 점에서 '이어 오브 더 스네이크'(Year of the Snake)라는 표기를 앞세웠지만, 레알 마드리드 등 일부 구단에서는 여전히 '차이니즈 뉴 이어'라는 표기를 사용해 동아시아 국가 축구팬들의 반발을 샀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8일(현지시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킬리안 음바페 등 소속 선수들이 중국어로 새해 인사를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선수들은 중국어로 "신춘콰이러(新春快樂·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영어로 "해피 이어 오브 더 스네이크" "해피 루나 뉴 이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영상에는 "차이니즈 뉴 이어"라는 자막이 달렸다.

또 다른 영상에서 음바페와 디아즈는 춘제(春節·중국의 설)와 관련한 퀴즈를 풀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해당 영상에도 "차이니즈 뉴 이어"라는 자막을 붙였다.

반면 손흥민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토트넘 홋스퍼, 김민재의 소속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PL 명문 구단인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등은 "차이니즈 뉴 이어" 대신 "해피 루나 뉴 이어" "해피 이어 오브 더 스네이크"라는 문구로 새해 인사를 했다.

[서울=뉴시스] "해피 루나 뉴 이어" "해피 이어 오브 더 스네이크" 표기에 중국 축구팬들이 "차이니즈 뉴 이어"를 외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이를 접한 중국 축구팬들은 영어로 "차이니즈 뉴 이어", 중국어로 "신니엔콰이러(新年快乐·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춘지에콰이러'(春节快乐·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등의 댓글을 쏟아내며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중국 국기 이모티콘을 덧붙이며 '중국설'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팬들은 "중국의 설날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중국인뿐이다" "'루나 뉴 이어'가 맞다" 등의 답글을 달며 반박에 나섰다.

이에 중국 팬들은 "영국 사람들이 영어를 만든 것처럼 설날도 중국인이 만들었다" "한국인들이 중국의 명절을 훔쳤다" "도둑질 그만해라" "중국의 명절을 가져다 쓴 걸 인정하라" "LFC 중국인 직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31일 소셜미디어에 "현재 이강인이 뛰고 있는 파리 생제르맹(PSG), 킬리안 음바페가 뛰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 등 전 세계 축구팬을 많이 보유한 유명 구단에서 (중국설을) 표기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음력설' 표기는 이제 세계적 추세"라며 "유럽 명문 구단들이 중국만의 명절인양 '중국설'로 표기한 것은 수많은 아시아팬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럽 축구 명문 구단들의 욱일기 문양 사용에 대한 지속적인 항의로 많은 부분을 바꿔 왔듯이, 구단들을 대상으로 '음력설' 표기에 대한 정당성을 꾸준히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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