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김봉식 공소장에 체포 정치인 명단 받은 정황 담겨
경찰 "사실과 달라…檢, 방첩사 진술만으로 채택해 작성"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조지호 경찰청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동조한 혐의 관련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12.13.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12/13/NISI20241213_0020629248_web.jpg?rnd=20241213163005)
[서울=뉴시스]임철휘 최서진 기자 = 조지호 경찰청장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경찰서장이 아닌 서울경찰청 지휘부가 직접 현장을 지휘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국군방첩사령부로부터 체포 대상 정치인 명단을 전달받아 체포조를 지원한 정황도 공소장에 담겼다.
16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청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조 청장은 지난 12월4일 자정 경찰청 경비국장에게 "이런 상황에서 경찰서장이 국회 상황을 지휘하면 되겠나, 서울경찰청 지휘부가 나가서 현장을 지휘하도록 해라"고 지시했다.
이에 서울청 공공안전차장이 경비국장의 지시를 받고 국회 현장에서 경찰 기동대 등을 지휘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공소장에는 공공안전차장이 전날인 3일 오후 11시41분께 경비국장에게 "국회의원 전면 차단은 헌법 77조에 맞지 않는 것 같다. 본청(경찰청)에서 다시 검토해 지침을 달라"고 건의했고, 경비국장이 해당 요청을 거부했으나 조 청장은 "포고령에 따르지 않으면 우리들이 다 체포된다"며 "지시대로 하라"며 거절한 것으로 적시했다.
국수본이 계엄 당일 체포 대상 정치인 명단을 방첩사로부터 전달받은 정황도 담겼다.
이현일 국수본 수사기획계장이 3일 오후 11시32분부터 52분까지 20분간 구인회 방첩사 수사조정과장과 두 차례 통화했는데, 구 과장은 이 계장에게 "경찰 인력 100명과 호송차 20대를 지원해달라. 방첩사 5명, 경찰 5명, 군사경찰 5명 이렇게 한 팀으로 체포조를 편성해야 한다"며 "되는대로 경찰관을 국회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계장이 "도대체 누구를 체포하는 것입니까"라고 물었고, 구 과장은 "한동훈, 이재명 대표"라고 답변했다.
검찰은 이 통화로 정치인 체포 사실을 인지한 이 계장이 전창훈 국수본 수사기획담당관, 윤승영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에게 보고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윤 조정관은 오후 11시59분께 조지호 청장에게 "한동훈 체포조 5명을 지원해달라고 한다"는 내용을 보고했고, 이 계장에게는 "경찰청장에게 보고가 됐으니 방첩사에 명단을 보내주라"고 지시했다.
우종수 국수본부장에게도 조 청장 보고 후 이같은 내용의 조처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공소장 내용에 대해 경찰청은 "검찰이 방첩사의 진술만을 채택해 작성한 공소장 내용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반발했다. 이 계장이 방첩사로부터 특정인의 이름을 들은 사실이 없었으며 국수본은 방첩사의 정치인 체포조 운영 자체를 몰랐다는 주장이다.
그간 경찰은 당시 현장에 파견한 영등포경찰서 형사 10명은 누군가를 체포한다는 인식이 없었으며 결과적으로 방첩사 인력을 만나지도 못했다고 강조해 왔다.
공소장에는 국방부 조사본부 간부들이 계엄 다음날 포고령에 반정부 정치활동 금지 조항을 추가해 국회의원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방안 등이 담긴 문건을 주고받은 정황도 담겼다.
박헌수 국방부 조사본부장 등 간부들이 참여한 텔레그램 방에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의결 시도시 계엄해제가 불가피하다', '포고령에 반정부 정치활동 금지 조항을 추가한 뒤 이 조항 위반을 근거로 국회의원을 현행범으로 체포, 구속하여 의결정족수 미달을 유도하는 방안' 등 내용이 담긴 '기무사 계엄대비 문건1 pdf' 파일이 공유됐다.
검찰은 조 청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해 "윤 대통령 등과 공모, 위헌·위법인 포고령에 근거하여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와 부정선거와 관련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을 영장 없이 체포·구금했다"며 "경찰청 및 서울특별시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등에 소속된 경찰관 약 3670명 등을 동원해 폭동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westj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