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측이 연예기획사 빌리프랩과 쏘스뮤직으로부터 제기된 민사소송 첫 기일에서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거나 '뉴진스의 멤버들이 방치됐다'는 발언들은 모두 허위가 아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김진영)는 10일 오후 연예기획사 빌리프랩과 쏘스뮤직이 민 전 대표를 상대로 각각 낸 손해배상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빌리프랩 측이 제기한 소송 먼저 진행됐다. 빌리프랩 측은 이날 변론에서 "걸그룹의 안무는 비슷한 맥락의 반복에 일부 독창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라며 "피고는 동작이 자기 것이라는, 업계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하며 좌표찍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제일 먼저 대중과 언론에 의해 표절 문제가 제기됐다"며 "뉴진스의 소속사 대표이사로서 K-POP의 관행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고, 공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의 기자회견 내용이 허위인지 여부, 즉 카피 여부가 제일 중요한 쟁점"이라며 "그 판단 기준을 전문가로 해야하는지, 일반 대중으로의 기준으로 판단해야되는지도 하나의 쟁점이 될 수 있겠다"고 정리했다.

지난해 5월 빌리프랩은 민 전 대표가 '빌리프랩이 아일릿을 프로듀싱하면서 뉴진스의 제작 포뮬러를 표절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형사 고발하고, 소송액 20억원의 이번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민 전 대표 측도 '빌리프랩이 허위 사실로 언론플레이를 한다'며 김태호 대표 등 빌리프랩 관계자들을 형사 고소하고 맞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같은 법정에서 쏘스뮤직이 제기한 소송도 연이어 열렸다. 쏘스뮤직 측은 "피고는 기자회견에서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멤버를 캐스팅했다는 내용이 허위라고 했다. 또한 민 전 대표가 본인이 맡은 브랜딩 업무를 차일피일 미뤘으며, 뉴진스가 이관 8개월 만에 데뷔할 수 있었던 건 장기간의 트레이닝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민 전 대표 측은 "2019년 하이브에서 민희진 대표에게 걸그룹을 만들어달라고 하면서 만들어진 게 뉴진스"라며 "뉴진스의 컨셉과 형상을 모두 민 대표가 기획했고, 그 기획에 맞는 연습생이 민 대표에 의해 멤버로 결정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민 대표가 별도 레이블을 데려와 역량을 모아 (뉴진스가) 데뷔할 수 있었다. 그걸 그대로 발표(인터뷰)한 것이다. 케이팝 문화 개선 취지의 발언을 놓고 개인에게 수십억원에 달하는 민사소송과 형사고소를 하는 건 개인에 대한 입막음, 보복성 소송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쏘스뮤직은 '자신의 론칭 전략을 쏘스뮤직이 카피했다는 민 전 대표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취지로 소송가액 5억원대의 이번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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