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장관 사의…흔들리는 '270만호 공급' 정책

기사등록 2025/01/09 06:00:00 최종수정 2025/01/09 07:30:24

탄핵 정국 속 주택공급 정책 동력 상실 우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던 중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제주항공 사고 수습이 마무리 되면 주무 장관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2025.01.07.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탄핵 정국으로 정부 정책 추진력이 흔들리는 가운데, 국토부 수장마저 조만간 물러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요 부동산 정책의 동력이 더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지난해 12월 초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탄핵정국이 펼쳐지면서 윤 정부 출범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하던 '270만호 공급' 등 주요 부동산 정책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돼 왔다.

정부는 도심 내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정비사업 3대 규제'로 꼽히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를 발표한 바 있으나 탄핵 정국이 펼쳐지면서 국회 내 법 개정 논의가 꽉 막혀 있는 상황이다.

또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폐지 ▲다주택자 규제 완화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폐지 등 현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들은 대부분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 논의가 쉽지 않은 데다 탄핵 정국이 더해지며 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18. ppkjm@newsis.com

박 장관은 논란이 점점 커지자 지난달 18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정치적 혼란과 대통령 직무정지로 인해 국토부 정책이 계획대로 되는지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가 많으신 것으로 안다"며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추진 중인 정책과 예정된 행사를 당초 계획대로 일관되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성남 분당구 야탑동 일원 보건소 부지(1500가구) 등 인근 유휴부지를 활용해 약 7700가구 규모의 주택을 추가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택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분당구 야탑동 유휴부지나, 수도권 도심지 주택 공급을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의 대상으로 발표한 서울 서초구 서리풀 지구 등의 경우 인근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벌써 계획이 틀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올 상반기 중 분양에 나서겠다던 3기 신도시도 건설 경기 침체 및 원자재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여기에 박 장관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그가 취임 이후 강력 추진하던 ▲기업형 장기 민간임대주택 사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통합 시스템 구축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CR리츠 등 정책도 정상 추진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대외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고, 인건비 상승도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주택 공급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주택 공급이 예정대로 이뤄지려면 1기 신도시에 앞서 3기 신도시부터 빠르게 공급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국토부의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아 과연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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