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연일 하락"…환율 안정될까

기사등록 2025/01/09 07:00:00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92.10)보다 28.95포인트(1.16%) 오른 2521.05에 마감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18.29)보다 1.34포인트(0.19%) 상승한 719.63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53.5원)보다 1.5원 오른 1455.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01.08.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1500원대 육박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원·달러가 새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며 이틀 연속 1450원 대를 기록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완화 기대와 국민연금의 환헤지 경계가 맞물린 결과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환율이 진정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는 직전거래일 오후 3시30분 종가(1453.5원)보다 1.5원 오른 14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째 1450원대다. 올 들어 1470원대를 넘나들언 환율은 지난 8일 장중 한때 20원 가량 떨어진 1449.7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최근 환율 하락 원인은 크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공약 축소 기대와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에 대한 경계가 꼽힌다.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공약으로 내걸었던 보편 관세 정책을 철회하고, 핵심 품목에 대해서만 선별적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트럼프 보호 무역 강화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여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로 이어지며 달러 강세를 유발한다. 해당 보도 이후 109선까지 치솟았던 달러지수는 한때 107선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트럼프 측의 부인에 다시 108선대 중반으로 올라왔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과 이에 대한 경계도 환율 하방 압력으로 거론된다. 국민연금은 원·달러가 일정수준을 넘어가면 전략적 환헤지에 들어갈 수 있다. 시장에서는 5거래일 연속 1450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정하는데 해당 조건은 지난달 말 이미 넘겼다.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에 돌입할 경우 국민연금 해외자산의 최대 10% 가량인 482억 달러의 환헤지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이달 초 한은 국제국장은 "곧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가 쉽게 진정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근거로는 크게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완화설 확산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과 국민연금 환헤지가 제한적이라는 점, 한국은행의 1월 금리 인하 가능성과 정국불안 등을 짚는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전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관세 정책 변경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달 20일 취임 후 관세 정책을 공개하고 중국 측 대응 확인까지 기간이 많이 남았다는 점에서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높은 변동성을 야기할 것이란 얘기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성향상 취임 초기부터 협상 카드인 보편적 관세를 포기하는 입장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세 관련 불확실성은 최소 1분기 중 크게 해소되기 어렵고 선별적 관세의 구체적 윤곽은 1분기를 지나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한은 관계자도 "최근  몇가지 요인이 겹쳐서 내렸지만 뒤집힐 수도 있다는 점에서 환율이 내려가는 추세로 단정짓기 어렵다"면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고 중국의 반응 등이 나온 후 환율 추세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환헤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노무라는 "국민연금이 펀더멘탈에 대한 고려없이 광범위한 환헤지를 실시하기 어려운데 다 4480억 달러인 해외자산 10%를 환헤지에 나서도 일일 외환거래량이 650억 달러에 달해 시장 안정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연준과 한은의 통화정책이 엇갈릴 수 있다는 점도 원·달러 하방을 제약한다. CME(시카고상품거래소) 워치페드에서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 동결 예상은 95.2%에 달한다.
3월에도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도 60.9%를 기록 중이다.

반면 한은의 1월 금리 인하 가능성과 동결에도 인하 소수의견 등장이나 비둘기파 적인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원화값 절하 요소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1월 금리 인하 예상이 더 많아 시장이 약해지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과 대통령과 국무총리 탄핵 등 내란 혐의와 탄핵 심판을 앞둔 정치 공방 등 정국 불안도 원화값 반등을 제약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소시에테 제네럴은 원·달러에 대해 최근 일련의 사태에 당분간 +15원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서 환율이 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정책 협상 전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관세 정책 가능성을 길게 가져갈 수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길게 보면 1500원대 환율도 가능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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