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군단' 다저스 합류하며 빅리그 진입 노려
2021년 MLB 진출한 김하성, 화려한 내야 경쟁서 살아남아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미국 진출에 성공한 내야수 김혜성(26)이 빅리그 진입을 위한 경쟁을 시작한다.
지난 시즌까지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누빈 김혜성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지난 4일 3년 1250만 달러(약 183억7000만원)에 사인했다. 2028~2029년 포함된 옵션이 실행되면 계약 규모는 2200만 달러(약 323억3000만원)까지 커질 수 있다.
메이저리그(MLB) 팀과 계약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빅리그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김혜성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다저스는 MLB에서도 스타 군단으로 통한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을 만큼 전력도 탄탄하다.
올해 다저스의 내야는 1루수 프레디 프리먼, 2루수 개빈 럭스, 유격수 무키 베츠, 3루수 맥스 먼시가 맡을 예정이다.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2루수와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모두 받았을 만큼 뛰어난 수비 실력을 자랑하지만 MLB에서는 먼저 26인 로스터(출전 선수 명단) 진입을 목표로 뛰어야 한다.
한 가지 변수는 럭스의 트레이드 가능성이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 양키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 내야수가 필요한 팀이 럭스에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지난해 139경기를 뛰며 타율 0.251, 10홈런 50타점을 기록한 럭스가 팀을 떠날 경우 김혜성의 빅리그 데뷔는 더 수월해질 수 있다.
그러나 럭스의 이적을 확신할 수는 없다. 또한 럭스가 떠난다 해도 유망주가 많은 다저스인 만큼 김혜성의 입지가 마냥 단단해진다고 보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경쟁을 뚫고 살아남기 위해서 김혜성은 스프링 트레이닝과 시범경기부터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더욱이 김혜성의 계약에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포함돼 있지 않다. 팀이 마이너행을 지시하면 이를 거부할 수 없는 불안한 신분이기에 빠르게 눈도장을 찍는 게 필수다.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다. 김혜성과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하성도 2021년 빅리그에 입성하며 화려한 내야진을 갖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했다. 그 역시 데뷔 2년 간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었다.
당시 김하성의 주포지션인 유격수에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자리 잡고 있었고, 3루수에는 매니 마차도, 1루수에는 에릭 호스머가 버티고 있었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입단 후 기자회견에서 "베스트로 해야 할 포지션"이라고 짚은 2루수에도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있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란 평가 속에서도 김하성은 입단 첫 시즌인 2021년 117경기를 뛰었다. 타격에서 타율 0.202, 8홈런 34타점으로 주춤했지만 2루수(21경기), 3루수(23경기), 유격수(35경기)를 두루 소화하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그렇게 자신의 장점을 입증한 김하성은 점차 주전 내야수로 입지를 넓혀 나갔고, 2023년에는 아시아 내야수 선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김혜성도 치열한 경쟁을 뚫어내기 위해선 수비와 주루라는 자신의 장점을 한껏 어필해야 한다. 내달 시작될 스프링 트레이닝이 그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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