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숨진 印 보팔 가스누출 사고 유독폐기물, 40년만에 제거돼

기사등록 2025/01/02 19:09:26

사고 후 계속 방치돼 토양과 지하수 오염시키며 인근 주민들 건강 위협

보팔에서 230㎞ 떨어진 소각 시설에서 폐기 계획…지역 주민들 항의

1984년 사고 며칠 내에 약 3500명 사망…이후 몇년 간 1만5000명 숨져

[보팔(인도)=AP/뉴시스]인도 보팔의 유니언 카바이드 공장에서 1984년 12월3일 소방관들이 위험한 연기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장 경계에 설치된 캔버스 스크린을 적시기 위해 호스로 물을 뿌리고 있다. 인도가 1884년 12월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보팔 가스누출 사고를 일으킨 보팔 유니언 카바이드 화학공장의 유독성 폐기물 수백t을 사고 발생 40년 만에 제거했다고 BBC가 2일 보도했다. 2025.01.02.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인도가 1884년 12월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보팔 가스누출 사고를 일으킨 보팔 유니언 카바이드 화학공장의 유독성 폐기물 수백t을 사고 발생 40년 만에 제거했다고 BBC가 2일 보도했다.

인도 마드야 프라데시주 고등법원은 지난달 3일 4주 이내에 유독성 폐기물 약 337t을 처리하도록 명령했었다. 이 폐기물들은 새해 첫날인 1일 유니언 카바이드 공장에서 약 230㎞ 떨어진 피탐푸르의 소각 시설로 옮겨졌다. 폐기물을 처리·파기하는 데 3∼9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폐기물은 사고 이후 계속 방치돼 주변 지역의 지하수를 오염시키녀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건강 위험을 초래해 왔다.

제거된 유독성 폐기물에는 농약 잔류물 등 '영구 화학물질' 5종의 유해물질이 포함됐는데, 이 물질들은 그 독성이 영구히 유지되기 때문에 영구 화학물질로 불리게 됐다.

인도 독성연구소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공장 근처 42개 주거지역의 지하수가 고농도의 금속과 화학물질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피탐푸르 소각 시설 인근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유독성 폐기물 소각 계획에 항의하고 있다. 2015년 시범 폐기 당시 토양과 지하수, 담수 지역들을 오염시켰다는 이유에서이다.

인도 정부 추산에 따르면, 가스 누출 사고 며칠 내에 약 3500명이 사망했고, 이후 몇년 동안 1만5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러나 운동가들은 사망자 수가 훨씬 더 많으며, 피해자들은 지금도 중독의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2010년 인도 법원은 이 공장의 전직 관리자 7명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경미한 벌금과 짧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많은 희생자들과 운동가들은 참극의 규모를 고려할 때 정의는 실현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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