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1920년 4월6일 아주 특별한 정치체제 극동 공화국이 출현했다.
이 극동 공화국은 영토가 서쪽으로 바이칼 호와 셀렝가 강까지, 동쪽으로 블라디보스톡까지, 그리고 수도는 베르흐네우딘스크(울란 우데)였으며, 명목상 소비에트 러시아에서 독립된 공화국이었으나, 배후에는 볼셰비키 세력이 있었다.
당시 적백내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에트 러시아는 폴란드와 군사적 충돌에 직면해 있었다. 군사 강국 일본과의 전쟁을 회피하고자 극동에 완충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였다.
일본 역시 소비에트 러시아와의 사이에 민주적 완충 국가를 만드는 데 찬성하면서 영토 확장의 야망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 하에서 특별한 완충국가인 극동 공화국이 출현했다.
그러나 영미 연합국의 간섭으로 일본군이 시베리아에서 철군하는 바람에 극동 공화국은 1922년 11월16일 소비에트 러시아에 귀속됐다. 비록 볼셰비키 괴뢰 국가이었지만, 명목상 극동 공화국은 거의 모든 시베리아를 대표하는 국가로 짧게 존립했다.
영국 리즈대 러시아학과장 데이비드 콜린즈 교수의 책 '시베리아의 역사'(책미래)는 공산주의 치하에서 발전해 온 시베리아가 겪어야 했던 고통을 가감 없이 기술함으로써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 준다.
1907년 러-일 페테르부르크 협정에서 러시아와 일본의 이익 범위를 다루는 비밀 조항들이 공개되고 있는데, 거기에는 조선이 일본의 특수 이익 지역에 속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는 1910년 한일합방 이전 이미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밀약이 이뤄졌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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