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공습 확대 계획 논의…트럼프 취임 후 제재"
정보수장, 이란 직접 공격 주장…지도부는 반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하마스, 헤즈볼라 등 이란 '저항의 축' 세력을 하나씩 제거한 이스라엘이 다음 표적으로 예멘 후티 반군을 지목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다만 본격적인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후티 반군에 실질적인 타격을 가하기 위해 예멘 내륙의 후티 지도부를 겨냥한 공격을 검토 중이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미국 측과 예멘에 대한 공습 확대 계획을 논의했다고 와이넷은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후티를 물리칠 수 있는 수준의 공격에 나서는 건 다음달 20일 예정된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 공격은 더욱 강화될 것이며, 후티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가 취임하면 미국은 이들에 대해 금수 조치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후티를 쉽지 않은 대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며 국제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는 만큼 다른 저항의 축 세력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후티를 잡기 위해선 이란을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하레츠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바르네아 모사드 국장은 후티 공격을 막기 위해 이들에게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는 이란을 직접 공격해야 한다고 지도부에 촉구했다고 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측근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란보다 후티 자체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는 걸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는 최근 이스라엘 중심부를 향해 연이어 공습을 가하고 있다. 성탄절이자 유대교 축제 하누카가 시작된 25일에도 텔아비브 등을 향해 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가한 네 번째 공격이다.
지난 21일엔 후티가 발사한 미사일이 텔아비브 한 운동장에 떨어지면서 16명이 다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2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다른 대리 세력을 처리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후티를 처단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카츠 장관도 지난 24일 "가자지구의 신와르, 테헤란의 하니예, 베이루트의 나스랄라를 처리한 것처럼 사나 또는 예멘의 후티 수장들도 처리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이란 '저항의 축' 세력을 하나씩 무력화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레바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조직에 큰 타격을 입었고, 시리아 아사드 정권도 지난 9일 반군에 의해 축출됐다.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도 지난 23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2일 종교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이 대리 세력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건 서방과 이스라엘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각 단체는 독립적으로 활동한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 요청으로 오는 30일 후티 공격 관련 긴급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