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D램 덤핑 정면 겨냥…메모리 가격 영향받나

기사등록 2024/12/25 06:00:00 최종수정 2024/12/25 09:32:22

美, 中 저가 반도체 조사 본격화

물량조절에 칩 가격 상승 기대감

"내년 국내업체 실적 개선폭 영향"

[장자커우(중국)=AP/뉴시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법 301조에 의거해 중국산 범용 반도체를 조사할 예정이다. 2023.10.0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미국 정부가 중국의 저가 메모리 반도체 공세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2기에서 중국에 대한 보복관세, 수입 제한 등 조치가 실시되면 전체 메모리 시장의 가격 또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대중 조치에 속도를 낼수록 메모리 회복 시기도 빨라져 국내 업체들의 실적 개선 폭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법 301조에 의거해 중국산 범용 반도체를 조사할 예정이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저가 반도체를 공급해 반도체 산업을 위협한다는 것이 조사 배경이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중국이 국가 주도로 반도체 공급을 대대적으로 늘리면서 미국과 다른 반도체 생산업체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불합리한 행위가 드러나면 중국 업체들에 광범위한 보복관세, 수입 제한 등 조치를 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에 따른 조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맡게 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조사에 속도를 내고, 결과에 따라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업계에서는 당장 내년 메모리 가격 상승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저가 메모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게 되면 시장에 풀린 메모리 물량이 조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국 조치가 빨리 시행될수록 메모리 가격 상승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어 국내 업체들에게는 호재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중국의 칩 물량이 감소한다면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이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메모리 가격 하락은 국내 메모리 업체들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경우 최근 구형 D램인 'DDR4'를 반값에 판매했다. DDR4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판매하고 있는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양사가 고가 D램인 DDR5 생산에 집중하게 되어도 물량 증가로 DDR5의 가격 또한 하락할 여지가 크다.

실제 범용 메모리 가격은 계속 하락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이 지난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35.7%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범용 메모리 매출 비중이 적지 않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는 하향조정 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지난 8월 63조원이었지만 이달 41조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비중이 적어 범용 메모리 가격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내년 차세대 공정 전환에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미세공정을 적용한 DDR5 개발에 성공했고, 삼성전자도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교수는 "그동안 삼성과 SK가 범용 메모리 물량 조절을 통해 가격을 안정화 했지만 큰 흐름을 보면 중국에게 이 패권을 넘겨 줄 것으로 본다"며 "결국 HBM으로 전환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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