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은 앞서 징역 28년 선고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조업 도중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유로 가혹행위를 일삼다 숨진 동료 선원의 시체까지 바다에 버린 선장에 이어 살인을 방조하며 폭행에 가담한 선원들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지혜)는 살인방조·폭행 혐의로 기소된 선원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또 다른 선원 2명에게 폭행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4월 전남 서해상에서 조업 중인 20t급 어선에서 선장 등이 동료 선원 B(50대)씨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이튿날 바다에 유기하는 것을 방조하고 가혹행위에도 가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장과 A씨를 비롯한 선원들은 지난 3월부터 선원으로 일한 B씨가 '일을 못하고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각종 공구로 마구 때리거나 어획물 등을 청소하는 호스로 바닷물을 쏘는 등 가혹 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선장 지시에 따라 B씨에게 반복적으로 폭행과 가혹행위를 일삼았으며 천장이 열려있는 어구 적재 장소에서 자게했다.
범행 당일 몸·마음이 쇠약해져 홀로 서 있지도 못한 B씨가 15㎏ 상당 소금 포대를 들지 못하자 또다시 호스로 바닷물을 쏘고 어구나 발과 손으로 여러 차례 때리기도 했다.
잇단 마구잡이 폭행에 B씨가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찬물에 씻기기까지 해 급격한 저체온 상태에 빠지게 했고 끝내 숨졌다. 선장과 선원은 숨진 B씨의 사체를 바다에 던져 유기 범행까지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살인·시체유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선장은 징역 28년, 시체유기·상해 혐의로 기소된 선원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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