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실권자 "모든 종파 공존 가능…국가가 무기통제"(종합)

기사등록 2024/12/23 16:06:23 최종수정 2024/12/23 17:24:24

레바논 드루즈파 지도자와도 면담…"종파주의와 거리 먼 시대"

[다마스쿠스=AP/뉴시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왼쪽)과 시리아 과도정부 지도자 아흐메드 알샤라가 22일(현지시각)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회담하고 있다. 사진은 튀르키예 외무부 제공. 2024.12.23.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시리아 과도정부 실세인 아메드 알샤라(가명 아부 모하메드 알졸라니)가 새로운 정권에서 다양한 종파 간 공존을 약속했다.

AFP와 AA 등에 따르면 알샤라는 22일(현지시각)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의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모든 종파와 소수파를 그들 간 발생하는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내부에서의 분파 간 공격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상황을 악용하고 분파적 갈등을 촉발하려는 노력이 있을 수 있다며 "시리아는 모두를 위한 나라고, 우리는 공존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레바논 드루즈파 지도자 왈리드 줌블라트를 만나서도 "종파주의와는 거리가 아주 먼 새로운 시대"라며 "이슬람 종교와 문화가 자랑스럽지만, 이것이 다른 종파의 배제를 뜻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알샤라는 "반대로 그들(기타 종파)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시리아 내 여러 종파의 다양성 증진을 강조했다. 이날 그와 면담한 줌블라트의 드루즈파는 이슬람 시아파 내 소수 종파다.

시리아 무기 외부 반출 단속도 약속했다. 시리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아사드 정권이 기존에 보유하던 화학무기의 외부 반출 및 테러 세력으로의 유입 가능성을 경계 중이다.

알샤라는 "국내의 무기가 통제를 벗어나는 상황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쿠드르 민병대가 이끄는 시리아민주군(KDF)을 비롯해 그들 우호 세력 등 모든 세력에 무기 반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아울러 서방을 향해 시리아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함께 회견한 피단 장관도 "시리아가 제발로 서도록 돕고 이주민이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합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한편 알샤라는 이날 줌블라트와의 면담에서 드루즈파 밀집 지역인 시리아 남서부 도시 스웨이다에 정부 대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13년의 내전을 겪은 시리아 재건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알샤라는 최근 시리아 아사드 정권 축출을 주도한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지도자다. HTS는 알카에다 연계 알누스라 전선 후신으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며, 알샤라도 수배령이 내려진 인물이었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 축출 이후 알샤라가 사실상 과도정부 실세가 되며 서방도 이 단체 제재 해제를 검토 중이다. 미국은 최근 다마스쿠스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알샤라에게 걸었던 현상금을 해제한 바 있다.

그는 이날 면담에 반군 시절 즐겨 입던 군복 대신 양복 차림으로 임했다. 아사드 정권 축출 이후 반군 이미지 대신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공식석상을 통해 외부에 표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드루즈파 지도자인 줌블라트는 이날 "우리는 시리아 국민의 위대한 승리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외교적 유대를 통해 레바논과 시리아 관계가 본래 토대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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