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내년에는 국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도입돼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상자산과 같은 새로운 자산군이 금융산업을 혁신하는 시대가 다가온다는 점에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해시드와 해시드오픈리서치, 한국디지털애셋(KODA) 등은 지난 19일 강남구 해시드 라운지에서 '가상자산 산업의 발전과 혁신을 위한 입법 제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국내 금융·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국내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가상자산 ETF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금융당국이 관련 가이드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업계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팀장은 "금융산업의 미래는 사실상 정해졌다. 비트코인 ETF와 같은 새로운 자산군과 RWA(현실세계자산)·STO(토큰증권)과 같은 자산의 토큰화가 미래 금융을 이끌 것"이라며 "이 같은 시대는 3년 내 도래한 뒤, 5년 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홍콩은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를 도입해 이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전통 금융사들이 가상자산을 직접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가상자산 회사들과 이원화된 구조로 협력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의지를 드러냈다.

패널토론에 참석한 유진환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ETF에 커버드콜을 씌운다든지 금을 섞는다든지 특화형 ETF가 많아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가 허용된다면 이같은 방향과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라이선스 등 관련 가이드만 준비되면 국내 레거시 금융사들은 바로 진입할 수 있다"며 "금융위원회 가상자산위 현물 ETF 논의 과정에 운용사도 함께 참여해서 가상자산도 국내 ETF 브랜드로 투자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 가상자산 현물 ETF가 도입된다면 가장 필요한 가상자산사업자는 수탁사다. 기존 금융사를 비롯해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보유한 가상자산을 보호하는 데 수탁기관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 현재 자본시장법상 신탁재산으로 인정되는 자산에 가상자산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별도의 법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국민은행에서 기술혁신센터를 총괄한 바 있는 조진석 코다 대표는 이날 패널토론에서 "가상자산사업자 입장에서는 법인 계좌와 현물 ETF가 내년에 중점적으로 열리기를 바란다"며 "금융당국도 현재 과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주저하는 것이다. 금융사와 가상자산사업자들이 먼저 준비해서 가이드 방향을 제안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당국의 구체적 가이드만 마련되면 금융기관들이 빠르게 가상자산 ETF를 전개할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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