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제기된 가운데 초등학생들까지 동참하는 모습이 전국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20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탄핵 집회에 참석해 피켓·포스터 등을 들고 집회에 동참하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올라와 확산하고 있다.

먼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19일 '윤석열 때문에 열 받은 초등학생들'이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에는 경북 경주시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초등학교 4학년생과 6학년생이 집회 참석 당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초등학교 4학년생 홍모씨가 들고 있는 피켓에는 '나라 걱정에 게임도 못하고 나왔다'는 문구가, 초등학교 6학년생 홍모씨가 들고 있는 피켓에는 '내 나이에 나라 걱정 해야겠냐?'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어 같은 날 '보배드림'에는 '초3학년이 쓴 글이 난리 남'이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 한 장이 올라오기도 했다.

작성자 주장에 따르면 초등학교 3학년생인 아이가 공책을 찢어 성탄절 연휴를 맞아 산타에게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편지에는 "산타할아버지. 제발 부탁이에요. 저 크리스마스까지 살 수 있을까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우리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다. 제발 윤석열을 대통령에서 끌어내리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초등학생은 "진심입니다. 사람들 난리 났어요"라고 편지를 마쳤다. 편지 하단에는 사람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물러가"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도 담겼다.


또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재석 300명 중 찬성 204표로 가결됐던 지난 14일에는 울산 남구에서 오후 3시께부터 시작된 울산시민촛불대회에 초등학교 6학년생이 참석해 직접 그린 탄핵 포스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학생이 공개한 포스터에는 '불법비상계엄 초등학생인 나도 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문구 하단에는 사람으로 추정되는 그림의 얼굴에 '윤석열 내란 수괴'라는 문구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현장에 이처럼 초등학생들까지 등장해 목소리를 보태자 온라인상에서는 지지와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시위에서 만나는 멋진 초등학생 친구들" "초등학생의 기개" "명문들의 연속이다" "이런 아이들도 나라 걱정을 하는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선 "어른이 아이들을 망친다" "정치가 아무리 문제가 있어도 아이들은 할 일을 열심히 하라고 하는 게 어른된 도리다" "말리지는 못할망정 잘한다고 칭찬해주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이것도 엄연한 아동학대다"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서 사본이 전달된 시점을 기해 헌법에 명시된 국가원수 및 행정부 수반의 지위에 대한 모든 권한행사가 정지됐고, 대통령 직무는 한덕수 총리가 대행하게 됐다.

동시에 헌법재판소는 국회 탄핵소추 의결서가 헌법재판소에 송달되는 대로 탄핵심판 절차를 밟게 된다. 헌재는 헌법에 따라 180일 이내인 내년 6월 중순까지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해야 탄핵이 최종 결정된다.

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 청구를 인용할 경우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헌법에 따라 60일 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헌재가 탄핵소추 청구를 기각한다면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6일 첫 재판관 회의를 열고 오는 27일 오후 2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1차 변론준비기일을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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