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애나 공장 건설 속도 기대감
엔비디아·TSMC와 삼각동맹 강화 전망
"SK하닉, HBM서 더 유리해질 수 있어"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 공장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를 생산하게 되면 미국 현지에서 '엔비디아-SK하이닉스-TSMC'의 삼각 동맹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내 AI 빅테크들과의 공급망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전날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SK하이닉스에 최대 4억5800만 달러(6634억원)의 직접 보조금 및 정부 대출 5억 달러(7243억원)가 포함된 계약을 최종 확정했다.
미 정부가 확정한 SK하이닉스의 보조금 규모는 지난 8월 예비거래각서(PMT)에서 공개된 4억5000만 달러(6518억원)보다 800만 달러(116억원) 더 많다.
이에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이 공장 건설에 38억7000만 달러(5조3000억원)을 투자하며 이곳에서 6세대 'HBM4' 등 차세대 HBM을 양산할 계획이다. 가동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당초보다 보조금 규모도 커지면서 지역의 대학 및 연구기관들과의 협력 또한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앞서 퍼듀대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에 협력한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보조금 확정으로 주목할 점은 '설계(엔비디아)-HBM 공급(SK하이닉스)-생산(TSMC)'의 AI 반도체 삼각동맹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SK하이닉스가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HBM을 TSMC의 대만 공장에서 조립해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공급망이 이뤄지고 있다. 향후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공장과 함께 TSMC가 건설 중인 미국 애리조나 공장까지 완공되면 3사 중심의 AI 반도체 공급망이 더 공고해질 수 있다.
특히 HBM4부터는 구조가 달라져 파운드리 업체의 기술이 필요한 것은 감안하면 미국 현지에서 TSMC와의 생산 협력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차세대 HBM의 상당 부분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셈이다.
또 엔비디아는 내년부터 HBM4가 여러개 탑재되는 루빈, 루빈 울트라 등 HBM4 이후의 제품이 필요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연이어 내놓을 예정이다. 차세대 GPU는 SK하이닉스에게 수익성이 큰 공급 타겟인 만큼 인디애나 공장을 전진기지로 삼아 엔비디아와의 AI 반도체 협력 논의를 더 밀접하게 할 수 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엔비디아는 새 GPU가 나올 때마다 SK하이닉스에 더 많은 HBM을 요구한다"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HBM4 공급을 6개월 당겨달라고 해서 해주겠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의 발언을 감안하면 엔비디아는 향후 SK하이닉스에 더 많고 높은 수준의 HBM을 요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공급망이 꾸려지면 설계 및 생산이 더 빨라질 수 있다"며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더 유리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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