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헌법재판관 임명 샅바싸움…우 의장 "협의해달라"

기사등록 2024/12/17 17:53:00 최종수정 2024/12/17 17:56:24

여야 원내대표 첫 회동서 권한대행 임명 놓고 신경전

권성동·박찬대 "8년 전 박근혜 탄핵 때와 다른 말" 설전

민주 18일 인사청문특위 구성…연내 임명동의 마무리 방침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한재혁 기자 = 여야 원내대표가 17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첫 회동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쟁점으로 떠오른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 절차를 놓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우 의장은 여야 간 협의를 재차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직무 정지 상황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우 의장은 여야 간 협의를 재차 당부했다.

국민의힘 권성동·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우 의장 주재로 회동해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 권한 범위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고건 대행과 박근혜 대통령·황교안 대행 때의 전례에 따르면 논란도 없고 여야 간 분쟁할 일도 없다"며 "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민주당은 당대표, 원내대표, 법사위 간사 등 모두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괜찮고 지금은 안 된다는 민주당의 논리가 어떻게 성립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이 국무총리나 장관과 당정 협의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걸 압박이라고 호도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민주당이 자기들 입맛에 맞게 권한대행의 범위를 설정하는 걸 보면 어이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이나 장관 임명권은 권한대행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행사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국가원수 지위에서 행사하는 헌법재판관 임명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위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며 "오늘까지 특위 구성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는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과 관련해 전혀 다른 말을 했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전인 2017년 2월에 '탄핵 심판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빨리 결정해야 국정이 안정되고 시간을 끌면 그만큼 나라가 불안정해진다'고 말씀하셨다"며 "저도 같은 말씀을 드리겠다. 서둘러달라"고 했다.

이어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이 없다고 했는데 2017년에는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형식적인 것이라고 말했다"며 "국회가 추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인사청문특위 구성을 거부하면 18일 오전 야당 단독으로 구성해 청문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공석인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23∼24일 개최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두 원내대표는 이날 상견례 자리에서도 서로를 향한 격한 발언을 주고받았다. 박 원내대표는 내란 사태 국정조사 특위 활동의 협조를 당부하며 "내란 수괴 윤석열 대통령을 동조했던 국민의힘이 조금이라도 국민 앞에 죄를 씻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들은 권 원내대표는 "상견례 자리에서 정치 공세를 일관하다니 새로 취임한 원내대표에 대한 예의가 없다"며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범죄 사실을 덮기 위해서 국회 입법권을 남용해서 탄핵 소추와 특검을 남발하고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삭감하지 않았다면 대화가 통하고 상생하는 대한민국이 됐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saebyeok@newsis.com

관련뉴스